반짝 돌풍? '2000만 원짜리 경차' 캐스퍼, 5만여대 판매했지만…재고 점점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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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돌풍? '2000만 원짜리 경차' 캐스퍼, 5만여대 판매했지만…재고 점점 쌓인다
  • 김상록
  • 승인 2023.01.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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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현대차 캐스퍼가 지난해 4만8002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내 경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목표 생산량을 매년 낮추고 있고, 재고가 쌓이는 등 벌써부터 경쟁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캐스퍼 위탁 생산을 맡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지난 2021년 9월 캐스퍼를 첫 출시할 당시 그해 1만 2000대를 생산하고 다음해부터는 연간 7만대를 생산하겠다고 했다.

이후 2022년 초 목표량을 5만대로 낮췄다. 올해는 4만5000대로 다시 조정했다. 최근에는 백오더(주문대기) 물량이 점차 줄어들며 즉시 출고 가능한 차량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판매량은 제자리 걸음이다. 판매가 더딘 상황이 이어지자 GGM은 '100만원 할인'이라는 프로모션까지 내걸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캐스퍼의 신규 트림인 ‘디 에센셜(The Essential)’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당시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했다고 강조했으나, 결국 경차 모델 치고는 다소 비싼 가격임을 스스로 인지하고 가격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사전계약 때 공개한 캐스퍼의 가격은 1385만~1870만원이었다. 풀 옵션을 선택할 경우 국산 경차 최초로 2000만원을 돌파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가격에 다른 소형·준중형차가 아닌 캐스퍼를 선택해야하는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캐스퍼는 작고 저렴한 가격으로 실용성을 내세우는 경차 본연의 장점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가격대의 준중형차보다 성능이 월등하게 뛰어난 것도 아니다.

캐스퍼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국내에서 판매가 여의치 않으면 해외 수출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 호주 등 영미권 국가는 물론이고, '경차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도 어렵다. 일본 경차 규격 대비 캐스퍼는 너무 크고 배기량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캐스퍼는 조만간 현대차의 '계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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