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 및 회계 부정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2020년 회계 부정과 부당 합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져 매주 1∼2차례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회장으로 취임 후 남미와 중동을 오가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은 데 이어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또 다시 UAE를 찾았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경영 행보와 '민간 외교관' 역할을 병행하고 있다. 협력사와 임직원을 챙기며 상생과 수평적 문화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회장 취임 후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28년간 삼성전자와 거래해 온 광주의 협력사를 찾았다. 

특히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셀카'를 찍고 기자들에게 농담을 하는 등 '스킨십'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의 실적은 다소 주춤하는 등 이 회장이 헤쳐나가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97% 급감해 충격을 줬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60%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에 크게 뒤진 10% 중반대에 머물렀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글로벌 1위 애플과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하는 등 곳곳에서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신년사에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도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는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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