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루 윤언식 대표 "주인공은 사장님과 음식점, 그리고 음식입니다. 스루는 거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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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루 윤언식 대표 "주인공은 사장님과 음식점, 그리고 음식입니다. 스루는 거들 뿐"
  • 박주범
  • 승인 2023.07.20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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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언식 스루 대표
윤언식 스루 대표

윤언식 대표는 인터뷰 내내 "스루는 플랫폼이 아니라 솔루션"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스루는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한 후 음식점에 가서 픽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모습을 보면 플랫폼이나 솔루션이나 그다지 차이가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이용자 입장에서 '원하는 가게에서 원하는 커피 사면 되는 일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두 용어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았다.

윤 대표는 "플랫폼은 이용자든 사업자든 관계된 이들에게 어떤 규율과 규칙을 정하고 이를 따르게 한다"며, "예를 들면 배달앱은 수수료, 배달료, 옵션, 배달방식 등을 모두 앱 회사가 정하며 사용하는 이들은 이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루는 다르다. 솔루션이기 때문에 사업자가 본인 가게와 단골손님에 맞게 쿠폰도 날리고, 스탬프도 찍어 주고, 기념일이나 특정일 할인 이벤트도 알아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루는 인터넷 서비스나 특정 앱 등에 필요한 서비스를 누구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API 개념의 프로그램인 셈이다.

스루 앱. 주변 입점 가게들을 보여주면서 음식 조리시간도 함께 노출해주면서 방문 시간을 언제로 할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Q. 그럼 입점하는 가게 입장에서 플랫폼에 비해 (스루같은) 솔루션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A. 말씀 드렸듯이 사업자가 원하는대로 이벤트나 프로모션, 손님이나 가게를 위한 액션을 알아서 세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스루라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하는냐에 따라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플랫폼 앱과 같이) 끌려가는 것이 아닌 '끌고 가는' 마케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커피 마시는 사람은 요즘같이 폭우가 오는 날이나 찌는듯이 무더운 날에는 귀찮아서 단골 커피숍을 포기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다. 대기업 브랜드 커피숍의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면 귀찮음을 해결할 수 있으나 동네 앞이라든지 단골 커피는 쉽게 포기한다.

윤언식 대표는 "생각해보세요. 앱으로 주문한 후 차를 몰고 단골 커피숍 앞에 도착해 조수석 창문을 열자마자 사장님이나 직원분이 커피를 전달하는 장면을. 어느 가게나 드라이브 스루를 운영할 수 있는 거죠"라며, "비단 커피뿐만 아닙니다. 제공하는 음식이나 물건이 테이크 아웃이 되기만 하면 어느 업종, 어느 서비스든 모두 드라이브 스루를 (공짜로) 갖게 되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창문만 열면 커피가 쓱~'...이게 되려면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두 사람(손님와 사장님)의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 복잡한 가게 앞에서 차를 정차하고 음식 나오기를 마냥 기다리는 손님은 무척이나 곤혹스럽다. 사장님 또한 손에 음식은 들고 있는데, 손님 차는 오지 않고 하염없이 기다린다면 이 또한 곤혹스럽다.

윤 대표는 "스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손님과 사장님 모두에게 각자의 위치와 도착시간(손님 입장에서는 음식 조리 예상시간)을 알려준다는 점"이라며, "서로의 시간도 각자 조절할 수 있다. 손님은 도착예정시간을, 사장님은 음식 조리 완료 시간을 정하면 둘 사이의 픽업 타이밍이 자연스럽게 들어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언식 대표가 스루라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장님과 손님 입장에서 준비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9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9620원)보다 240원(2.5% 인상) 오른 금액이다. 매년 반복되는 노동자와 사용자의 갈등이 올해도 여김없이 연출됐다.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도 똑같이 반복됐다. 스루의 주요 입점사인 소상공인들은 더이상의 인력 충원은 힘들거라 아우성이다.

A. 스루는 방문포장 서비스를 연결하는 앱인데...커피숍 등이 종업원을 최소한으로 고용할 수 있을 듯 보입니다.

Q. 배달앱의 높은 배달비에 따른 주문 감소, 높은 수수료 등으로 최근 사업자분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도 많이 부담된다고 하시고요. 비단 방문포장 시장뿐 아니라 무인점포나 1인 운영 가게 등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나타나는 이유죠. 스루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장님은 음식 조리에만 신경쓰면 되는 그런 솔루션입니다.

경남 합천의 한 카페는 스루를 도입한 후 매달 4~500만원 매출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한다. 윤 대표는 “이 사장님은 단골에게 쿠폰도 자주 주고, 다른 곳은 10번 주문하면 1번 무료로 주는데, 이분은 6번인가 마시면 1번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상황에 맞게 적절히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신 것이 적중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스루 앱 서비스. (왼쪽)'내 근처 리스트'를 보면 음식점과 함께 주차할 수 있는 시간, 조리 시간을 함께 알 수 있다. (오른쪽)음식과 서비스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진 고객평들을 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스루는 프로그램이다. 

윤 대표는 "스루는 얼마 전부터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키오스크, 서빙 로봇, 테이블 오더 태블릿 등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손님이 차 안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하는 것처럼 테이블에서 그대로 주문하면 된다"며, "사장님은 이런 기기들에 스루를 깔면 각 시스템마다 들어가는 비용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또한 스루가 플랫폼이 아니라 솔루션이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솔루션의 지향점은) 손님의 주요 관심을 음식점이나 음식으로 돌려야 하는 것이지 프로그램이나 어떤 시스템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안으로 배달 서비스도 열고, 커넥티드 차량과 연동해 차에서도 바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운전하면서 "OO커피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문해줘"라고 얘기하면 결제가 되면서 언제 가게 앞으로 가면 커피가 준비되는지 알려준다는 의미다.

A. 배달 서비스를 탑재한다는 것은, 사업자 입장에서 기존 배달앱의 부담을 그대로 진다는 거 아닐까요?

Q. 스루 배달은 '직접' 배달을 해야 한다는 전제입니다. 배달원이나 배달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게 아닙니다. 사장님이 가게나 종업원 상황을 파악해 인근 사무실 등으로 직접 배달이 가능하느냐를 판단하시면 됩니다.

한때 종업원 70여명의 외식업을 운영했으나 코로나19로 그야말로 홀딱 말아드셨다는 윤언식 대표.

"'커피가 맛있어요', '디저트가 진짜 끝내줘요'...이런 평을 듣고 싶습니다. 스루 서비스가 어떻고 하는 평가는 회사가 가야할 방향이 아닙니다. 그냥 사장님 가게와 음식 평이면 족합니다. 주인공은 사장님과 음식점, 그리고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through/thru 미국∙영국 [θruː] *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1. [전치사] …을 통해[관통하여], … 사이로(무엇의 한쪽 끝면에서 다른 한쪽 끝면으로 나아가거나 이어짐을 나타냄)
2. [전치사] ~을 사이에 두고[~의 건너편에서] 등
3. [부사]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지나[뚫고서], … 사이로
4. [부사]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내내, 줄곧

'스루'라는 이름과 사업내용을 들었을 때 thru/through가 생각났다. 직관적으로 딱 와닿는 명칭이라 생각했는데 윤 대표 명함을 보니 'throo'였다. 왜 throo로 지었는지 물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마 같은 의미이지 않을까.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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