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피플] 지역특성 살린 ‘차별화 전략’으로 틈새시장 공략나선 진산면세점 강석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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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피플] 지역특성 살린 ‘차별화 전략’으로 틈새시장 공략나선 진산면세점 강석구 회장
  • 백진
  • 승인 2016.08.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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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용품업체 ‘진산선무’, 울산항에서 지방 면세점의 성공 가능성 엿보다

3년째 꾸준히 매출 성장 중…선원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중점

단체관광객 송객수수료 줄이고 제품할인 폭 넓혀

 

“행정이나 법률, 산업 등 어떤 분야든 창조적 예지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지방에선 불가능한 것 같았던 면세점 진출도 이러한 배경에서 가능했죠”

사진=백진기자/ 집무실에서 만난 진산면세점 강석구 회장 사진=백진기자/ 집무실에서 만난 진산면세점 강석구 회장

 

울산의 유일한 시내면세점 진산면세점을 이끌고 있는 강석구 회장. 미래의 먹거리 산업을 찾기 위해 기업들이 이곳 저곳을 두드려보듯, 선박용품 기업으로 이미 관련업계에선 잘 알려진 ‘진산선무’는 면세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택했다. 지역 특성에 맞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면세산업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강석구 회장은 거대 항구가 있고 많은 물건과 사람이 오가는 울산의 지역적인 특징을 면세산업과 연결 지었다. 과거 울산 북구청장을 지내며 지역 행정업무를 했던 경험도 이러한 선택과 무관하지 않다.

"울산항은 국내 3대 거대 항구이고, 그만큼 외국인 선원과 무역관계자들이 많이 방문합니다. 하루에 60~70척의 선박이 들어오고, 선원들은 소득도 높은 편이어서 이들을 위한 면세점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게다가 울산은 개인소득 평균이 6만 불에 가까워, 내수기반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진=백진기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한국화장품 브랜드들도 빠짐없이 채워져 있다. 사진=백진기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한국화장품 브랜드들도 빠짐없이 채워져 있다.

 

투자규모가 큰 면세산업의 특성상 중소기업들이 도전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은 사업자가 모두 직접 매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역 자본으로는 브랜드 유치부터 물품 구색을 맞추는 일은 모험에 가깝다. 장소를 물색하고, 특허권을 받고, 물류체계를 만드는 일보다 더 어려웠던 게 구색을 갖추는 일이었다. 실제로 경주, 순천, 천안 등 일부 중소기업이 경영능력 부족을 이유로 어렵게 따낸 특허를 반납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지방면세점을 서울, 제주와 비교하면 관광인프라와 상권,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열악합니다. 당시 면세점이 호황이다 보니,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란 인식이 강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확한 타깃분석과 관광요소가 갖춰지지 않고선 살아남기가 힘듭니다. 현재 서울도 마찬가지죠. 잘되는 한곳을 보고 똑같은 관점으로 면세사업에 접근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에요"

오픈 초기, 진산면세점은 지역화에 몰두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질적인 매장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대기업 면세점에도 물품공급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화장품 브랜드 중심으로 코스메틱 존을 꾸리고, 정관장 홍삼제품과 럭셔리 시계제품도 입점시켰다. 내국인 구매자들이 주로 찾는 명품 잡화는 병행수입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진=백진기자/ 수입브랜드를 유치하기 어려운 지방면세점들은 대기업 면세점에서 일부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진산면세점은 롯데면세점과의 상생협약을 통해 운영상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 중이다. 사진=백진기자/ 수입브랜드를 유치하기 어려운 지방면세점들은 대기업 면세점에서 일부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진산면세점은 롯데면세점과의 상생협약을 통해 운영상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 중이다.

 

진산면세점은 지방 중소중견 면세점 특허가 발급된 지 3년, 많은 지방 면세점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진산면세점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매해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첫해 21억 원, 이듬해 56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3주년인 4월엔 78억 원을 돌파했다. 작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도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단체관광객의 송객수수료를 줄이고, 제품 할인율을 더 높인 덕분에 내국인 비중이 60%, 외국인 40%의 안정적인 구조도 잘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 선박을 통해 이 지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진산면세점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부산이 관광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도시가 됐듯이, 울산도 이제 조선업 이후를 준비하며 크루즈 선박을 중심으로 관광정책을 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주와 포항을 잇는 해오름관광 동맹을 구축하고, 이를 위한 전용도로가 마련되면서 관광산업 발전이 기대되고 있어요. 진산면세점도 이에 발맞춰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여러 시도들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막연한 기대보다는 정확한 시장분석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중인 진산면세점. 지방면세점의 성공사례로 남겠다는 이들의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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