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국내 면세점 성패, 결국 중국인 관광객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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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국내 면세점 성패, 결국 중국인 관광객 손에 달렸다?
  • 백진
  • 승인 2016.08.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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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객의 구매성향 변화, “1인당 구매액 점점 줄어”
해외시장 노리는 롯데와 신라…아직 성공사례 만들지 못해
외국 현지 면세사업자 증가도 리스크로 작용…외국기업으로서 한계 극복 가능할까

중국의 내수활성화 정책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점차 해외에서 지갑을 닫게 되면서,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면세시장 진출에 나선 국내 면세점의 해외진출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면세점 핵심 구매층인 중국인 관광객들의 구매 패턴이 '명품', '시계'와 '보석' 등 고가물품에서 '화장품', '일반 생활용품' 등 저가물품으로 변화하면서 기존 면세업계의 전략에도 상당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명품을 앞세운 전략 이외에 각 시장 상황에 맞는 맞춤형 면세산업에 대한 고민과 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는 상황이다.

 

사진= 한국면세뉴스DB/일본 긴자 미츠코시 백화점 전경 사진= 한국면세뉴스DB/일본 긴자 미츠코시 백화점 전경

 

산케이비지니스는 지난 24일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대량구매가 줄어들며 면세 매출액이 급감하고 있다”며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가 도쿄·신주쿠에서 올해 안에 오픈을 목표로 했던 대형 면세점 개장을 연기하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비지니스는 이번 결정을 연초 이후 지속되는 엔고 현상과 중국 정부가 4월부터 해외에서 구입한 물품의 관세를 올리는 내수진작 정책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일본 시내면세점에 입성한 롯데면세점과 내년 봄 다카시마야백화점과 합작해 신주쿠에 진출하려는 신라면세점의 상황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작년 초 경기 활성화와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관광객 소비 활성화를 위해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전국에 23개의 시내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때문에 일본 내 유통기업을 비롯한 국내 면세기업들도 일본 면세시장에 적극 투자하면서 해외로 외연확대를 꾀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분을 투자한 다카시마야백화점과 신주쿠에 예정대로 내년 봄 매장을 열 계획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개장 초기, 면세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신라면세점의 운영노하우를 활용해 매장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시마야백화점은 오사카에 면세점을 1곳 더 추가 할 것으로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 긴자에 매장을 내고 내년 중순 오사카 내 빅카메라에 추가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본래 신주쿠를 비롯해 5년 간 5곳의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였지만, 현재로선 2개 매장 외에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주쿠 매장 등 추가매장 확대는 아직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일본 긴자 롯데면세점이 위치한 쇼핑센터 사진= 한국면세뉴스DB/ 일본 긴자 롯데면세점이 위치한 대형쇼핑센터

 

이렇듯 일본 내 면세기업들의 매장확대가 둔화되는 것은 급격한 매장 수 증가와도 관련돼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매장증가에 따른 경쟁심화가 매출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패턴 변화로 1인당 구매액이 크게 줄어들고, 일본을 찾는 이들의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인 태국의 상황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잇따른 테러로 여행객의 안전문제가 대두되면서, 태국 방콕과 푸켓에 각각 매장 오픈을 앞둔 롯데와 신라 모두 긴장하는 분위기다.

롯데면세점은 본래 9월에 맞춰 오픈을 준비했으나, 현지 공사지연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방콕점은 쇼핑센터 내부에 입점 되는 형태여서, 전체 공사가 끝나야 함께 오픈 될 수 있기 때문에 시일이 좀 걸리게 될 것”이라며 “개점시기는 아직 특정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신라면세점은 비교적 빠르게 현지 합작법인과 매장 오픈을 추진 중이다. 관계자는 “공항에 인도장을 마련하는 등 준비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연내에는 개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태국은 국영기업인 킹파워가 면세점업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구조로 외국기업인 롯데, 신라가 시내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또한 한국시장과 같이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형태로는 진정한 의미의 해외진출이 아닌, 전략부재로 인해 또다시 해외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신라면세점 제공/ 신라면세점 창이공항점 사진=신라면세점 제공/ 신라면세점 창이공항점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싱가폴 창이공항에서 철수하고 일본 간사이공항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신라면세점 역시 창이공항에서 큰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만 봐도 해외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다”며 “아직 초기이긴 하나 예상치보다 저조한 일본 시내면세점들의 매출상황을 봤을 때, 국내 면세점 형태를 그대로 옮긴다고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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