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피플] 젠틀몬스터의 성장, 면세점에서 “새로운 DNA가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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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피플] 젠틀몬스터의 성장, 면세점에서 “새로운 DNA가 꿈틀”
  • 김선호
  • 승인 2016.12.15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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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몬’ 송호섭·신나정 팀장과 ‘몬스터’를 해부
“시장전망, 데이터에 갇히기 때문에 자료가 없다”

면세점에 상냥한 몬스터가 등장했다. 각 면세점이 ‘젠틀몬스터’에 이전부터 입점 요청을 했으나 예상보다 늦은 오픈이다. 젠틀몬스터는 브랜드 이미지와 자신들만의 DNA를 지키기 위해 고단한 여정을 거쳐왔다. 이를 면세점 매장에 그대로 옮기기 위해 면세점과 수차례의 협의를 거쳐 최근 인천국제공항 신라·신세계 출국장면세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 본점, 신라면세점 서울·제주점에 매장을 열었다.

d1214_003 사진=김선호 기자/ 젠틀몬스터 송호섭(왼쪽), 신나정(오른쪽) 팀장의 모습.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밝히는 젠틀몬스터. K-뷰티 후·설화수에 이어 K-아이웨어 분야엔 젠틀몬스터가 있다고 면세업계 내에선 얘기되고 있다. 그러나 젠틀몬스터는 “아이웨어 분야에 국한된 브랜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굴의 작은 부위에 입는 옷, 패션 브랜드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 내부 얘기를 듣기 위해 젠틀몬스터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송호섭(해외파트)·신나정(국내파트) 팀장을 만나 솔직 대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점포에 ‘제품’이 없다...적자는 안 나는가?

젠틀몬스터는 콘셉트 매장으로 유명하다. 서울 신사·홍대·논현·북촌 등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해도 제품보다는 화려하거나 이색적인 공간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진열된 아이웨어 제품 또한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생각하는 ‘안경점’과는 차별화된 아이덴티티가 있는 것이다.

1214_002 사진출처: 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전경

d1214_006 사진출처: 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전경

송 팀장은 이에 대해 “젠틀몬스터 론칭 이후 제품 판매에만 골몰한 적이 없었다.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했을 때 100개 제품 중 1개를 고르나 10개에서 1개를 고르나 만족도는 같다고 생각한다. 젠틀몬스터에게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브랜드 매장에 왔을 때 오감으로 느끼는 ‘이미지’다”라고 밝혔다.

신 팀장은 “물론 수익성만 고려했다면 지금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목욕탕, 만화카페 등의 콘셉트로 꾸며진 인테리어 및 임대료만 보면 적자다. 그러나 본사 전체 운영 수익은 매우 좋은 편이다. 특히 백화점에서 명품 브랜드나 화장품보다 높게 매출이 나온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제품을 판매하기보단 ‘감성’을 전달하는 하우스, 젠틀몬스터를 추구하고 있다. 이들에게 고민은 매출‘량’보다 한정된 공간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어떻게 보여주느냐다. 선글라스, 안경을 사지 않더라도 매장에 놀러갔을 때 ‘Something’을 느끼게 하는 공간창출을 목표하고 있다. 이들은 브랜드 ‘DNA’가 다르다.

· 예상보다 늦어진 면세점 입점, 왜?

면세점은 ‘보세판매장’이기 때문에 여타 매장보다 공간 활용이 제한적이다. 백화점·면세점은 타 브랜드 매장과 소비자 동선 등에 관련해 협의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간’을 중요시하는 젠틀몬스터에겐 제한사항이 많았다. 때문에 젠틀몬스터 DNA와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면세점에 입점하기가 쉬운 과정이 아니었던 것이다.

홍·신 팀장은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젠틀몬스터를 느끼게 해야 되나 고민이 많았다. 디스플레이가 튀어도 안되고, 소비자 동선을 막아서도 안됐다. 그 속에서 젠틀몬스터가 보여주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들은 “선글라스 등 아이웨어가 얼굴 위에 놓여진 작은 소품이지만 브랜드 측면에선 ‘패션’분야라고 생각한다. 체험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로 인식되길 원한다”고 전했다.

젠틀몬스터는 ‘PSSCS’로 요약되는 주요 사항이 있다. Product, Space, Styling, Culture redisign, Servise가 그것이다.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제품을 생산하고, 아름다운 공간에 해당 제품이 있어야 하고, 보여지는 이미지를 중시하며, 이를 통해 문화를 창출해나가는 것이다. 물론 전 과정에서 소비자가 중심에 있다.

신 팀장 “다른 브랜드에서 ‘이걸 뭐하러’라며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이왕하는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계획을 세운다. 카페에서 흙을 깔고 옥수수를 심으며 매장을 구성했다. 도심 속에서 흙을 밟으며 커피를 마시면 어떨까라는 생각해 만들었다. ‘해보면 되지’ ‘이왕하는거 멋있게 하자’라는 계획이다”

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기회가 주어진다면 면세점 ‘젠틀몬스터’ 매장에 도심 속 휴식 공간을 만들기 위해 흙을 깔고 나무를 심고 만화책을 가져다둘 수도 있겠다는 ‘오묘’한 생각을 하게 됐다. 면세업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무서운’ 생각을 젠틀몬스터는 참으로 ‘상냥한 몬스터’처럼 실현해나가기 때문이다.

· ‘제품 디자인팀보다 인테리어 팀인력이 많다’

인력 구성이 이상하다. 아이웨어를 제조·디자인하는 기업이면 일반적으로 제품 디자인·생산·영업 인력이 많기 마련이다. 그러나 젠틀몬스터엔 인테리어팀이 대다수다. 송·신 팀장은 “젠틀몬스터 본사 직원은 대략 230명 가량이다. 그 중에서도 아이웨어 디자인을 맡고 있는 분이 5명 정도다. 이들의 출신도 주얼리·패션·가구 디자인 등 다양하다. 그리고 이 인력보다 더 큰 본부가 바로 인테리어 팀이다”라고 전했다.

d1214_005 사진출처: 젠틀몬스터/ 뉴욕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이들은 다양한 콘셉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해당 스토어를 오픈하며 외부에 공사를 발주하지 않고 젠틀몬스터가 직접한다고 전했다. ‘젠틀몬스터’가 원하는 매장을 그대로 만들어내기 위한 방안이다. 때문에 각 매장마다 추구하는 콘셉트가 다르기 때문에 젠틀몬스터를 대변하는 ‘이미지’ 또한 한마디로 정의내릴 수가 없다.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방문해 느끼는 매장의 ‘심상(心象)’이 바로 콘셉트다.

이런 기업의 DNA는 제품에도 그대로 스며들고 있다. 명품 브랜드에서도 큰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을 변화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젠틀몬스터’의 변화를 물어봤다. 그러나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답변했다. “중국에 맞는 특화된 제품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다”며 이유는 바로 “우리에게 예쁜 것, 아름다운 것은 중국인에게도 예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붉거나 황금빛이 중국인의 지갑을 여는 디자인 ‘색’으로 알려져 있다. 젠틀몬스터 또한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해법은 바로 지금의 ‘젠틀몬스터’ 그대로였다. “중국 시장에 매장을 오픈하며 다양한 현지인들을 만났다. 그리고 생각이 변했다. 한국에서 멋진 것은 중국에서도 먹힌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제품을 만들자 중국에서도 통했다”고 전했다.

· 데이터화하지 않은 2017년 ‘젠몬’ 이미지 ‘론칭’ 중

평범한 질문에 갸우뚱하게 만드는 답변을 들었다. 전년대비 성장과 매출 등을 꼼꼼하게 분석해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브랜드는 누구보다도 시장전망에 민감하다. 송·신 팀장은 “시장전망과 콜렉션을 준비하는 데 있어 소비자의 니즈는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데이터화하지 않는다. 수치 속에 갇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닌 감성으로 접근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7년 초가 되면 순차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을 밝히며 기대감을 높였다. 송 팀장은 “신제품은 1월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평평한 렌즈로 제작된 아이웨어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색다른 콘셉트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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