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피플] 2년 새 면세점 3곳 오픈한 '(주)시티플러스' 안혜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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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피플] 2년 새 면세점 3곳 오픈한 '(주)시티플러스' 안혜진 대표
  • 서미희
  • 승인 2017.01.06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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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민자역사에 '서울 시내면세점' 올해 10월 오픈 예정
"‘국민 면세점’ 만들겠다!",
 '상생·개별관광객 맞춤 면세점' 전략
安 대표 독특한 이력... 前 수학 교사, 건설회사 임원
관련 기사 :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한 ‘탑시티면세점’, 10월 오픈 준비 중

작년 12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획득한 네 곳 중 유일한 ‘중소중견기업 면세사업자’는 ‘탑시티면세점’이다. 중소중견면세점 중에서도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는 '시티플러스' 안혜진 대표를 만났다.

수학 교사, 건설회사 임원 등... 보통 유통업계에 잔뼈가 굵은 면세업계 대표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이력. 그래서 더 호기심이 일었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찾은 '시티플러스' 사무실의 첫 인상은 활기찬 분위기였다.

사진=탑시티면세점 제공 / (주)시티플러스그룹 안혜진 대표 사진=탑시티면세점 제공 / (주)시티플러스그룹 안혜진 대표

 

탑시티면세점’은 대표 중소중견 업체들의 상호간 협업과 상생을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 형태의 SPC(특수목적법인)이다.컨소시엄 주관사인 ‘㈜탑솔라’와 대표주주사인 ‘㈜시티플러스그룹’은 불과 1년 여 기간 동안 기라성같은 국내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국내 면세시장에서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탑시티면세점’은 ㈜시티플러스그룹의 가족회사로, 면세 사업 총괄은 ‘안혜진’ 시티플러스 대표가 맡고 있다.

♦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눈부신 성과! 면세점 특허권 4개 획득

‘㈜시티플러스그룹’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눈부신 성과를 냈다. 2015년 3월 인천공항, 6월 인천항 여객터미널, 8월 김포공항 개점을 마쳤고, 이에 신규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해 올해 10월 중 ‘신촌민자역사’ 신규 면세점 오픈에 매진하고 있다.

이 중심에 '시티플러스' 직원들과 안 대표가 있었다. 안 대표는 유통업계는 처음이다 보니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직원들을 '선배'라고 생각하고 직원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왕언니’로 통한다. 주중엔 일 때문에 바빠서 김포공항, 인천공항점, 인천항 여객터미널에 있는 면세점을 자주 찾지 못하지만, 주말마다 현장에 나가 직원들을 격려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고.

♦ ‘안다르크’로 매일 전쟁에 임하는 각오로 출근

“제 별명이 ‘안다르크’입니다. 우리 같은 기업이 전사적으로 치열하게 전쟁을 치르며 싸우는데 일 년 만에 흑자 못 보면 정책이 잘못된 거 아닌가요?”

1년 반 정도 되는 기간에 4개 특허를 획득한 ‘시티플러스’. 안 대표는 기억에 남는 우여곡절 에피소드로 '김포공항 출국장면세점‘ 오픈을 꼽았다.

사진=김재영기자/ 김포공항점 시티면세점 사진=김선호 기자 /  '시티면세점' 김포공항 출국장면세점

 

김포공항 출국장면세점에서 ‘시티면세점’은 주류 담배인 DF2 구역을 맡고 있다. 롯데는 화장품 향수 구역을 맡았다. 한국공항공사가 당초 공고 시 중복낙찰을 제한한 덕분에 한 곳씩 사업권을 나눠가지게 된 것.

"김포공항은 단 하루 저녁 6~8시간 만에 전산 시스템 구비, 내 외부 간판 인테리어, 상품 구성 및 진열 등을 마무리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롯데가 저녁 여덟시 삼십분까지 정상 운영하고 나서 모든 전산을 다 중단시키고, 철거를 마치기까지 최소한 네다섯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숨 가쁘게 준비했지만 딱 한 가지 불상사가 생겨 시나리오대로 완벽하게 새벽 여섯시 삼십분에 첫 출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항 내 출국장 내 출입은 사람은 물론 장비나 소소한 도구까지도 반입, 반출 심사에 따른 규칙이 있는데 인테리어 팀에서 너무 급하게 서두른 나머지 출국장 안으로 반입하는 장비를 신고하는 절차를 잊어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공사가 중단됐고 다시 절차에 따라 신고를 끝내기까지 세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죠.”

♦ 신촌에 ‘스토리가 있는 · 국민 면세점’ 만들겠다!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은 총 13 곳이 될 예정이다. ‘한한령’ 등의 악재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점과 더불어 면세점 과잉공급으로 인해 송객수수료 등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 신촌 민자역사 전경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 신촌 민자역사 전경

 

때문에 신규 특허를 획득한 ‘중소중견기업’인 탑시티면세점에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안 대표가 심사 현장에서 받은 질문 중에서 “대기업에 맞서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는 질문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안 대표는 대기업과 굳이 소모적인 경쟁을 하지 않고 탑시티면세점만의 색깔을 보여줄 계획이다.

“대기업의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패션, 쥬얼리, 뷰티화장품, 캐릭터나 아이디어 상품 공간을 만들 것입니다. 또한 신진 디자이너 작품들을 모아 정기적인 쇼를 기획해 선보이는 등 저희 면세점만의 스토리를 개발해 쇼핑 말고도 볼거리, 즐길 거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답변했습니다”

♦ 신촌점 흑자 실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신촌에 들어서게 될 탑시티면세점은 개인이나 몇몇 중소기업법인들로 구성되는 것이 아닌, 면세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업종들로 주주를 구성할 계획이다.

“인바운드 여행사, 항공사, 각 중소기업 협회, 화장품 제조회사 등의 회사를 연합해 ‘항공모함’으로 만들겠습니다.”

개별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신촌 입지를 잘 활용해 지자체, 주변 대학, 지역 상권 단체 등과 MOU를 맺어 ‘상생’을 실천하는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세계 명품을 꿈꾸는 제품을 발굴해 전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고, 청년 디자이너를 발굴해 그들의 제품을 정기적으로 전시, 진열 판매할 계획입니다. 탑시티면세점 ‘신촌민자역사점’을 특별히 한국을 찾는 젊은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할 ‘버킷리스트 선정 명소’로 만들 것입니다.”

단순히 이익만 쫓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관광 활성화’라는 대의를 늘 염두 해 둔다는 안 대표. 강소기업들이 함께 상생하는 면세점을 만들면 전 국민이 사랑하는 면세점이 될 것이라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 “지지 말아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뚝심'!

안 대표가 현재 운영하는 세 곳의 면세점은 ‘대기업 면세사업자’와 치열한 경쟁 중이다. 규모나 면세점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실정. 그럼에도 안 대표는 기죽지 않는다. 짧은 기간 동안 세 곳을 오픈하고, 또 다른 면세점 오픈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안 대표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노하우를 축적했다. 그중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이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점은 ‘브랜드 유치’라고 말했다.

대기업에 비해 '바잉파워'가 약하다 보니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MD 구성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유치 자체가 쉽지 않았다. 안 대표는 대기업들의 교묘한 방해 공작에 맞서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였던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은 콧대 높은 브랜드의 요구사항 등으로 힘겨운 협상을 이어갔다.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는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브랜드도 같이 입점해야지만 들어오는 조건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매출이 거의 나오지 않는데 평수만 늘린 채로 떠안고 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 ‘시티면세점’만의 특장점 살린 식품군 매장 매출까지 넘보는 대기업 면세사업자

인천공항점 출국장면세점은 롯데, 신라 등 대기업 면세사업자와 엔타스, 에스엠면세점 등 중소중견기업 면세사업자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안 대표는 위치적으로도 열세고, 명품 브랜드, 화장품으로는 근처에 위치한 대기업 면세점과 경쟁이 되지 않으니 “대기업이 못하는 걸 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그래서 인천공항점 시티면세점에 식품존을 키웠다. ‘종가집 김치’에서부터 ‘동원 김’, 제키스, 정관장 등 식품군을 강화했다. 처음에 분위기를 띄워야 했기에 적자를 감수하고 현장에 있는 매니저들에게 인센티브도 많이 줬다. 작년에는 일 목표 매출을 달성한 매니저 18명과 함께 괌 여행도 다녀왔다.

“이익을 매장에 환원시켜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년 2월부터 매출이 오르고 식품 매출에 힘입어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브랜드, 패션은 상대적으로 죽었습니다.”

브랜드와 화장품 매출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식품군에 매진한 결과, 상반기 흑자를 달성한 시티면세점에게 생각지도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작년 9월 초, 시티면세점 앞 길목에 딱 버티고 있는 대기업 면세사업자가 술, 담배 매장 안에 시티면세점의 식품 쪽 MD를 그대로 모방해 식품군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시티면세점의 식품 매출은 바로 급감했다. 실제로 작년 11월 식품군 매출액은 8~9월 평균매출에 비해 -32.7%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물론 대기업 면세사업자도 주류 담배 구역에서 전체면적의 12%까지 식품 판매를 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시티면세점 앞의 대기업 면세사업자의 식품 판매 승인면적을 실측한 결과 12%를 넘는 면적에서 식품 판매를 하고 있어 이를 개정했고, 다시 한번 실측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명품 브랜드가 없는 저희 매장 입장에서 객단가가 낮아도 차별화를 위해 김치나 김 같은 식품군을 구성해서 겨우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쟁사인 대기업 면세사업자가 식품군 MD를 구성한 이후 5개월째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입점해 있는 소규모 중소기업 식품 업체들도 퇴점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소기업의 실낱같은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식품군마저 대기업에 중복 판매를 허용해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탑시티면세점 제공 / (주)시티플러스그룹 안혜진 대표 사진=탑시티면세점 제공 / (주)시티플러스그룹 안혜진 대표

 

시내 면세점 특허 수를 과다하게 늘린 탓에 1년 전 오픈했던 중견중소면세사업자는 물론 대기업들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상생'협력 방안이 화두인 지금 공정한 경쟁를 이룰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과 면세산업를 성장시킬 수 있는 협력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탑시티면세점은 중소기업이 함께 상생하는 ‘국민 면세점’ 등을 내세우며, 신촌 시내면세점 오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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