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서 장사하는 면세점의 속내 “명품은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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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파서 장사하는 면세점의 속내 “명품은 있어야지”
  • 김선호
  • 승인 2017.08.30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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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여파로 급감한 ‘큰 손’ 중국인 관광객
“韓 면세점, 불법 보따리상으로 매출 유지”
영업적자에도 매출 늘리는 숨겨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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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점에서 기현상이 일어나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사드 여파로 인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면세점 ‘큰 손’ 소비자가 사라졌음에도 매출은 늘고 있으며, 영업이익은 그에 반해 적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중국 럭셔리비즈니스 매체 ‘JingDaily’는 “이토록 한국 면세점이 무리를 하면서 매출을 유지하는 이유는 브랜드를 잡아두기 위한 것이다”라고 지난 28일 보도했다.

한국면세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면세점의 지난 7월까지 총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16년 기준 면세점 국적별 매출 중 63.6%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3월부터 전년대비 40~70% 가량 급감했음에도 일어나고 있는 기현상이다. 이는 다이공(중국 보따리상)이 면세품을 대량구매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면세점이 매출량 유지를 위해 무리한 할인·마케팅 및 수수료를 지급하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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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매체는 한국에서 면세점이 경쟁이 심화됐고 이에 따라 발생한 브랜드 유치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면세점에서 명품 브랜드 매장 유지 및 유치를 위해선 일정한 매출량 혹은 상승곡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중국 보따리상을 통해 면세점 총매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JingDaily’는 “중국에서 불법으로 여기는 다이공(보따리상, 대행구매)이 한국 면세점 매출에 주요 요인이다. 이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및 할인·마케팅 비용이 상승해 한국 면세점의 영업이익이 적자를 보이는 것이다”며 “해당 비용은 사드 여파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매출의 30%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은 여행사과 협력하는 조직적 구조로 진화하고 있으며, 송객수수료 혹은 할인·마케팅 비용은 알려진 바보다 실제론 더 높다”고 지적했다.

D0725_004 사진=김선호 기자/ 지난 7월 면세점 주차장에서 대량의 면세품이 승합차에 한꺼번에 실리고 있다. .

세계면세점 전문지 무디다빗리포트는 브랜드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면세점의 ‘다이공’ 구매는 중국 시장에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다. 이와 같이 악화되는 상황에 대해 중국 및 한국의 브랜드 측에선 모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난 7월에 보도한 바 있다. 무디다빗리포튼 이외에도 면세점 전문지 DFNI 및 TR Business 등도 한국 면세점의 기현상에 대해 보도하며 시장 교란에 대해 지적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현지 면세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면세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때문에 한·중 관계 악화로 인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 이어 중국인 ‘다이공’의 면세품 대량구매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항만에서 세관조사를 강화할 경우 한국 면세점의 매출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면세점에 매출 ‘기현상’은 취약한 한국 면세산업의 구조를 그대로 나타내는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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