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 개장] 에스엠-엔타스 연간 매출 1067억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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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 개장] 에스엠-엔타스 연간 매출 1067억 추산
  • 조 휘광
  • 승인 2019.05.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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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공고때 공항공사 예상치 1061억원과 엇비슷
담배 품목 팔 수 없고 유명 화장품 브랜드 유치 애로
기내면세점 반격-입국장 인도장 추진 등 변수 많아


▲ 국내 첫 입국장 면세점이 31일 문을 연다. 오픈 준비를 마친 1터미널 입국장 에스엠 면세점 전경.

국내 첫 입국장 면세점이 31일 오후 2시 인천국제공항에서 문을 열었다. 지난해 8월 입국장 면세점 설치 계획이 전격 발표된 뒤 이날 개장까지 에스엠면세점(제1터미널)과 엔타스듀티프리(제2터미널)는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높은 입찰경쟁을 뚫었고 국내 첫 사례인만큼 참고 사례가 없었던 데다 유명 브랜드 유치에도 애를 먹었다. 초기 보안 문제를 우려해 운영하는 보안요원 인건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 공항측과 면세점 간 줄다리기 등 소소한 문제까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높은 입찰 경쟁 뚫었지만 유명 브랜드 유치 등 애로

입국장 면세점은 출국장에 비해 매장 면적도 넓지 않고 브랜드 유치 능력도 한정적이다. 고객들의 구매 여력도 제한된다. 이미 국내외 면세점에서 면세한도(600달러)만큼 구매했다면 세금을 감수하지 않는 한 지갑을 열기 힘들다.

게다가 입국장은 담배를 팔 수 없다. 담배는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이다. 작년 상반기 면세점 전체 브랜드 가운데 KT&G가 1위, 필립모리스가 3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화장품도 고객이 선호하는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을 꺼려 애를 먹었다. 특히 2터미널 엔타스듀티프리는 국산 중소 화장품 위주로 매장을 꾸렸다.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에르메스 퍼퓸 등 주요 수입브랜드는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화장품 품목 임대료율로 50%를 제안해 낙찰된 아킬레스건이다.

■ 주류 매출 의존 불가피한데 입국장 할인 경쟁 심화

인천공항공사는 입찰 공고문에서 예상 매출액을 1터미널 700억원, 2터미널 361억원으로 잡았다. 쉽지 않은 매출이라는 게 업계 일반적인 시각이다.

개장을 앞두고 에스엠은 올해 남은 7개월간 3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초기 적응 단계를 지나 안정화 되면 연간 기준 700억원을 예상한다. 엔타스는 연간 367억원을 매출 목표로 밝혔다. 양사의 매출 예상을 합하면 1067억원으로 인천공항 예상치와 거의 일치하는 수치다.

달성 가능성은 미지수다. 한 중견 면세점 관계자는 "출국장도 중소기업은 화장품 거래조건이 좋지 않고 주류는 대기업 세일에 대응하느라 바빠 담배 매출로 먹고사는 형편"이라며 "입국장은 담배가 없으니 술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출국장 대기업들이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다만 임대료 방식이 판매금액에 연동해 내는 요율제고 특히 에스엠은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의 요율로 낙찰 받았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에스엠은 운영 첫해인 올해부터 흑자를 낸다는 목표다.

■ 항공사와 대기업 면세점 반격 움직임

입국장 면세점 오픈으로 가장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운영 아이템을 대폭 줄여 브랜드 매출 볼륨을 높여줘 브랜드 업체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면세점들도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끊임없이 타진하고 있다. 출국 전 구매한 상품을 입국장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해 입국장 면세점에 빼앗길 수 있는 비율을 최대한 줄인다는 취지다. 입국장 면세점 비중이 영업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내 고객의 쇼핑 편의를 높인다는 다각적 포석이다.

입찰경쟁부터 오픈까지 긴 여정을 헤쳐온 두 면세점에 앞으로도 겪어야 할 수많은 도전과 응전의 과정이 남아 있다는 증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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