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어 두산까지 '백기'...'레드오션' 시내면세점은 구조조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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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어 두산까지 '백기'...'레드오션' 시내면세점은 구조조정중?
  • 김윤미
  • 승인 2019.10.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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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이어 두산까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면세점 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시장 재편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산은 29일 "중장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면세 사업 중단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사유로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 특허권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두산 측은 "지난 2016년 5월 개점한 두타면세점은 연 매출 7천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였다"면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단일점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는 지난 4월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고 9월 30일 한화갤러리아 여의도63빌딩 면세점 영업을 중단했다. 한화와 두산은 지난 2015년 면세점사업자로 선정돼 이듬해인 2016년 나란히 영업을 시작했다. 각각 여의도와 동대문에 위치, 외국인관광객 상권의 중심인 명동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 입지의 불리함을 안고 시작한 출발이었다. 

출범 초기, 예상치못한 외부요인으로 인한 악재로 위기는 빨리 찾아왔다. 2016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 발동과 중국 관광객의 급감, 여기에 3년 사이에 2배 이상(6개→13개) 늘어난 시내면세점의 출혈경쟁과 수익악화가 한꺼번에 휘몰아쳤다. 전체 면세점 매출은 올해들어 세 차례나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역대 최고치(9월 2조2421억원)를 경신했지만,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한 송객수수료 등 마케팅 비용도 그만큼 뛰어올라 수익률은 낮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두타면세점은 6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다른 시내면세점들 역시 위기는 마찬가지다. SM면세점은 3년간 7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시내면세점 1호인 동화면세점의 작년 적자는 100억원을 넘겼다. 

20년 이상 면세업계에 종사한 한 관계자는 "한화에 이어 두산이 백기를 든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실제 다른 면세점들도 위기설이 돌고 있고 결국 소수의 대형 면세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구조조정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면세점 영업이라는 게 개인여행객만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고 단체여행객을 유치해야 하고 이는 여행사와 결부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며 "특성상 해외여행, 외국인대상, 여행사연계 등 제한요건이 있어서 나름의 경험과 노하우가 없으면 성공하기 힘든, 결코 만만한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당히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신사업개척이나 도전보다는, 이미 결과로서 검증된 사업, 즉 '잘 된다더라' 하는 사업에 뛰어드는 경향이 많은데, 면세업이 겉으로 보기에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중간유통업처럼 보여 철저한 미래예측이나 분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입하는 경향도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금같이 국내 면세점의 출혈경쟁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찾는 중국의 '큰 손' 따이궁(代工, 보따리상)과, 협상에서 늘 우위를 점하며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해외 명품브랜드만 쾌재를 부르며 표정관리할 상황인 것 같다"면서 "지극히 원론적이고 공염불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기업들이 각자 잘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답인 것 같다. 초기 투자비용은 물론, 지속적으로 많은 자본이 투여될 수 밖에 없는 면세점 사업은 유통을 정말 잘하면서도 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기업이 해야 리스크관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정책과 규제 변화의 필요성도 덧붙였다.

'레드오션'으로 치닫는 시내면세점의 위기 속에 다음달에 진행되는 5개(서울3, 인천1, 광주1)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분위기는 밝지 않다. '검토중'이라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제외하면 '지원자'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대형 면세점들은 12월에 있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흥행'이 예상되거나 그렇지않거나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11, 12월에 잇따라 진행될 면세점 입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윤미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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