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 전자담배 판매 스톱…직격탄 맞은 업계는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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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 전자담배 판매 스톱…직격탄 맞은 업계는 '발만 동동'
  • 김상록
  • 승인 2019.11.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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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쥴 스토어 세로수길 지점
서울 강남구 쥴 스토어 세로수길 지점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23일 보건복지부가 국내외 폐 손상 및 사망사례를 근거로 유효성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강력 권고한 데 이어 편의점, 면세점 업계가 제품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국내에 액상 전자담배를 유통하고 있는 KT&G와 쥴랩스는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당장 뾰족한 수를 마련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액상 전자담배 유해성 검증 관련 추가 결과 발표를 유심히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쥴랩스코리아, 국내 상륙 6개월 만에 아웃?  “정부 발표 기다리겠다”

지난 5월 국내 시장에 들어온 쥴랩스코리아는 6개월 만에 ‘퇴출설’에까지 직면했다. 주요 상품인 ‘트로피칼’ ’딜라이트’ ‘크리스프’ 3종이 편의점과 면세점에서 판매 중단되며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액상전자 담배 시장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본격적인 공략에 나서기 전 난관에 부딪혔다. 

쥴랩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면세점, 편의점을 비롯한 관련 파트너사와 지속적으로 대화 중이다. 일단 정부에서 명확한 방침을 발표하기 전까지 기다려야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향 제품이 성인 흡연자의 대안으로 가고 있고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액상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인과관계가 나온 게 없기 때문에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유통 채널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매중단’ 편의점-면세점 “추가 결과 따라 수정 계획 있어”

앞서 지난달 24일 GS25를 시작으로 CU, 세븐일레븐은 정부의 액상 전자담배 사용 중단 강력 권고 이후 일제히 긴급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면세점 빅3’ 롯데, 신라, 신세계 또한 같은 달 28일 액상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은 액상 전자담배 유해성 여부 검증 데이터 결과에 따라 당초 방침을 수정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GS25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반품, 재고처리는 향후 정부 검사 결과를 보고 공식적으로 정할 예정"이라며 “물론 (판매중단 발표를) 수정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액상 전자담배 매출은 1%로 미비한 수준이다. 재고가 많이 있는 핵심 상품은 아니라서 재고를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있어도 점포별로 큰 부담은 되지 않을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신규 제품만 판매 중단을 한 것이고 전체적인 판매 여부는 연구결과를 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면세점 내 전자담배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액상 전자담배 사업자 “정부가 색안경 끼고 보는 것 같아”

일부 전자담배 판매업자는 정부의 이번 결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명확한 데이터가 나온 것도 없는데 시장을 위축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 전자담배 매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정부에 불만이 굉장히 많다. 이쪽은 생계가 걸려있고 자칫하면 가게가 망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단순히 미국의 사례를 들어 사실 확인도 안된 사항을 그냥 단정 지으려 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중증 폐 손상 환자가 대마유래성분(THC)이 함유된 액상형 담배를 피운 것으로 집계됐다는 것도 사용자가 지식 없이 부주의하게 써서 그렇게 된 것인데 그런 사항은 따지지 않고 그냥 전자담배는 무조건 나쁘다는 식이다.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결국 전자담배 시장이 완전히 죽게 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액상 전자담배 권고 이후 손님이 많게는 절반 정도 줄었다. 불안해하면서도 사용은 하는데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드리고 있다”며 “일반적인 사람들이 힘이 있겠나.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액상 전자담배 점유율이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타이밍이 매우 안 좋게 됐다”고 고개를 저었다.

물러설 생각 없는 정부 “가만히 놔둘 수 없는 것 아니냐”

정부는 전자담배가 아무리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해도 결국 담배는 담배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에서 사망환자가 30명이 넘게 발생했고 폐질환 환자가 1600~1700명이나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사용 자제를 권고했고, 일부 주에서는 가향 액상 담배를 판매 금지하기로 했다"면서 "물론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사용 중단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미국의 관련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해드리고 사용 중단할 것을 권고 드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걸 가만히 놔둘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왜 일반 담배는 가만히 두고 전자담배만 규제하냐며 불만 섞인 소리도 들린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반 담배가 암을 유발하는 건 이미 증명이 된 상황이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더 해로워서 이런 조치를 한다기보다 미국에서 발생한 사태를 비롯해 액상 전자담배에 의해 급성적으로 질환이 발생하니까 사용 자제를 권고 하는 것이다. 다시 연초를 피우라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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