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댕댕 · 냥냥 어떻게?' 재해 사각지대, 日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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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댕댕 · 냥냥 어떻게?' 재해 사각지대, 日 반려동물
  • 이태문
  • 승인 2019.11.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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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하기비스'가 남긴 상처, 반려동물에게도 심각한 후유증 남겨

올 들어 가장 강력했던 제 19호 태풍 '하기비스'(HAGIBIS)가 일본 열도에 남긴 상처는 상상을 초월한 규모였다.

5일 오전 8시 현재 일본 비상재해대책본부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사망 94명, 행방불명 6명, 그리고 중경상자 461명에 달한다. 가옥 역시 침수 피해에서 전부 파손까지 모두 합치면 8만6371 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아직도 111개 시설에 3090명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자연재해에 따른 반려동물의 대피와 피난시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도쿄 인근의 가와사키시 아파트 살던 60대 남성은 범람한 강물에 휩쓸려 자택에서 심폐 정지의 상태로 발견됐다. 한 주민은 "우리 아파트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세대가 많은데, 모두 피난 시설에 가지 않았다. 반려동물을 받아줄지도 모르는 상태고, 시설 내에 개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반려동물 4마리를 데리고 이웃 주민과 함께 피난 시설의 보호를 받기 힘들었기에 그런 우려가 사망의 한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증언했다.

야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일본의 반려동물 시장은 2019년 1조 5629억엔 규모로 2020년에는 1조5833억엔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독신과 독거 노인이 증가하는 가운데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가족의 일부인 반려동물도 자연재해에 따른 대피와 구체적인 구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른바 비상식량으로 '재해식품(방재식품)' 시장 규모는 의외로 작아서 후지쓰경제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189억엔, 그리고 비축한 식품의 교체 시기에 해당하는 2021년에 195억엔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에 대한 비상식량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 자리잡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소나에', 반려동물 비상식량으로 개발돼 눈길

하지만 연이어 대규모 자연재해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오사카에서 말고기 전문점을 2대째 맡고 있는 야스이 아키히코 씨는 제21호 태풍 '부알로이'로 점포의 지붕이 날아가고 창문과 베란다가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근처 자택에서 아내와 두 아이,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태풍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때 어떡하면 가족과 반려동물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사람도 동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비상 식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 아키히코 씨는 민간자격 '반려동물 재해위기 관리사'3급 강좌에 참가했다. 또 수의사로부터 조언을 얻어, 수분이 많이 들어 있어 음료수가 없어도 되는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그는 비교적 알레르기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영양가가 높은 말고기를 중심으로 밀가루 대신 현미, 그리고 영양관리사와 상담해 양배추와 고구마 등 12종류의 식재료를 사용해 무첨가물 비상 식품 '소나에(SONAE)'를 선보였다.

일본말로 소나에는 '대비한다'는 의미로 유아와 반려동물이 먹을 때는 그대로, 어른들이 먹을 때는 염분을 더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국내의 반려동물 시장도 엄청난 규모로 성장 중인 가운데 재해에 따른 대책 마련과 구체적인 방침 등이 정비될 필요성이 있다.

글・사진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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