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쫓아오고…'매각설·희망퇴직' 논란에 몸살 ‘오비이락’ 오비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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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쫓아오고…'매각설·희망퇴직' 논란에 몸살 ‘오비이락’ 오비맥주
  • 김상록
  • 승인 2019.11.22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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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오비맥주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매각설, 희망퇴직 관련 노조와의 갈등, 경쟁사 하이트진로 신제품 '테라'의 급성장 등 안팎으로 위기가 겹치면서 견고했던 브랜드 가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오비맥주가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비맥주는 대표 브랜드 '카스'의 인기 덕분에 국내 맥주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왔다.

이후 지난 3월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오비맥주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하이트진로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테라는 올해 8월까지 2억병이 판매됐다. 매달 평균 4천만 병이 팔린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효과로 시장 내 점유율을 계속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 확보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5~27일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NDR, Non-Deal Roadshow)을 연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장과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의 이해 증진을 통해 투자활동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김기원 하이트진로 상무는 "해외 투자자들의 요청에 의해 이번 설명회가 마련될 정도로 현재 하이트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테라를 따돌리기 위해 온 힘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매각설, 희망퇴직 논란이 불거지며 좀처럼 추진력을 내지 못하고 있는 오비맥주다.

앞서 지난 7월 오비맥주 모회사인 AB인베브가 외국계 증권사들을 통해 국내 유통 대기업,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오비맥주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매각희망가는 AB인베브가 인수했을 당시보다 50% 늘어난 9조원이다.

오비맥주는 매각설이 나오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업계는 AB인베브가 지난해 말 차입금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빚을 줄이기 위해 조만간 오비맥주도 매각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AB인베브는 2016년 세계 2위 맥주업체 사브밀러를 인수한 후 차입금이 1천60억 달러(한화 124조 원)에 이르렀다. 

그간 '카스'와 '테라'에 밀렸던 롯데주류가 오비맥주 인수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이 많다. 너무 높은 인수 가격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이다.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에 나온 희망퇴직은 사측과 직원들 간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 중이다. 대상은 2009년 11월30일 이전 입사한 직원으로 10년 이상 15년 미만 직원에게는 24개월치 급여를, 15년 이상 근무자에게는 34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정년까지 잔여 근속기간이 34개월 미만인 직원에 대해서는 위로금을 잔여기간만큼만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희망퇴직이 노조와의 합의하에 진행됐는지를 두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노조 합의 없이 희망퇴직을 진행할 수 없다"며 "100% 희망자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조 측은 "사측과 희망퇴직을 두고 합의된 게 없다. 일방적인 공고에 대해 항의하자 사측으로부터 비조합원을 상대로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이번 희망퇴직 조치가 경영 악화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오비맥주는 희망퇴직은 조직 슬림화를 위한 조치가 아니며 새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비맥주의 점유율을 책임져왔던 '카스'에 대한 인식은 점차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개그맨 김준현을 '카스' 전속 모델로 선정했으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을 지닌 탓에 적절하지 못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김준현은 2010년 5월 음주운전을 하다 보행자를 치는 사고로 기소됐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는 면허정지 수준인 0.091%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테라한테 쫓기면서 무리수를 뒀다" "카스 불매운동을 해야한다" "양심 있으면 광고를 거절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반해 테라는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공유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이다.

서울 서초동에서 호프집을 운영 중인 A씨는 한국면세뉴스에 "테라가 확실히 많이 나간다. 생맥주도 얼마전 테라로 바꿨다. 물론 카스도 기본적인 주문은 어느 정도 있지만 최근에는 테라를 찾는 손님이 더 많은 것 같다"며 "결국 공유가 나오는 광고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세련된 이미지를 만든 게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한 30대 남성은 "카스는 오래된 맥주라는 느낌이 강한 반면 테라는 디자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분위기 때문에 젊은 층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오비맥주는 올 4분기와 내년에도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테라의 기세를 잠재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비맥주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55~6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2~3분기 합산 점유율은 약 5~6%포인트(p) 정도 하락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점유율 하락은 대부분 카스 브랜드 매출 감소에서 기인했을 것"이라며 "하이트진로의 주요 4대 맥주 브랜드 월별 시장 점유율이 상승세임을 감안하면 내년 말에는 1등 브랜드인 카스를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소주 시장에서의 위치도 더욱 굳건하게 다지고 있다. 키움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주요지역 설문 결과 하이트진로 '참이슬'은 롯데주류 '처음처럼'에 7:3의 점유율로 앞서는 상황이며 '진로이즈백'의 판매량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달까지 '진로이즈백'의 생산 라인은 기존 1개에서 3개로 확대한다.

하이트진로의 2020년 예상 점유율은 맥주 40%, 소주 60%이며 연결 영업이익은 1,849억원으로 전망된다. 또 부문별 영업이익은 맥주 411억원, 소주 1,462억원, 예상 순이익 1,0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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