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기] '겜덕후' 편견 버려라…8회 넥슨 '네코제'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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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여기] '겜덕후' 편견 버려라…8회 넥슨 '네코제'가 남긴 것
  • 김상록
  • 승인 2019.12.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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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넥슨 콘텐츠 축제'가 열렸던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앞
11월 30일 '넥슨 콘텐츠 축제'가 열렸던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앞

'중독' '폐인' '덕후' 같은 단어에서 보듯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인식은 마냥 긍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게임을 많이 하는 이들을 향한 편견 어린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넥슨 '네코제'를 체험해보면 이 같은 생각이 조금은 바뀔 듯 하다.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게임만 즐기는 게 아니라 유저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와 밝은 에너지를 발산한 것이다.

8회 넥슨 '네코제(Nexon Contents Festival·넥슨콘텐츠축제)'가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에서 열렸다. 

행사는 사용자들이 중심이 돼 게임의 캐릭터·음악·스토리를 활용한 2차 창작물을 교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넥슨 입장에서는 고객들의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자리다.

이번 '네코제'는 최초로 넥슨 사옥에서 펼쳐지며 의미를 더했다. 넥슨 관계자는 "사옥에서 해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많았다. 게임 속 본진에서 하는 느낌을 내고 싶었다. 넥슨 직원들도 축제에 참여해 고객들과 여러가지 협업을 하며 게임 퀘스트를 수행하는 듯한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넥슨 사옥 안에 마련된 게임 부스(왼쪽 위부터 '엘소드1', '마비노기 영웅전1', '천애명월도', '메이플스토리)
넥슨 사옥 안에 마련된 게임 부스(왼쪽 위부터 '엘소드1', '마비노기 영웅전1', '천애명월도', '메이플스토리)
넥슨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유저들
넥슨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유저들

■ 체험형 공간 多

넥슨의 대표 게임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메이플스토리', '엘소드', '천애명월도', '클로저스', '테일즈위버', '메이플스토리M' 등 8개 팀은 부스 안에서 여러가지 이벤트를 펼쳤다.

미션을 완료하면 받는 상품은 대부분 게임과 연관이 있었다. '천애명월도' 부스에서 사진 촬영 후 SNS에 인증하면 병아리 머리핀을 주거나, '천애명월도'의 여자 캐릭터 '천향'을 주변에서 찾은 뒤 스탬프를 받아오면 넥슨캐시 1만원을 제공하는 식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내가 원하는 다음 마비노기 영웅전 캐릭터는?"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저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게시판에는 게임에서 수정됐으면 하는 점을 적은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어있었다. 게임 캐릭터의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보는 성우체험 현장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사장에는 가족, 친구, 연인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였다. 남녀 비율은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다양했다. 메이플스토리의 예전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남성 A씨는 "2006년에 생겼다가 없어진 '용기사'라는 캐릭터인데 다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이런 코스프레를 준비했다"며 "강원도에서 첫 차를 타고 올라왔다. '네코제'는 올해 처음 와봤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내가 직접 만든 '굿즈'

사옥 2층에 마련된 '개인 상품' 전시장은 체험에 중점을 둔 '네코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었다. 사용자들이 평소 좋아하는 게임에서 착안해 만든 상품을 전시한 벼룩시장 같은 느낌.  총 51개 팀 84명이 상점에 참여했다. 캐릭터가 새겨진 노트, 포토카드, 열쇠고리부터 핸드메이드 봉제 인형, '마비노기' 캐릭터의 테마를 담아낸 향수 등이 눈길을 끌었다.

'마비노기' 관련 제품을 판매하던 한 여성은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에서 모이면 좀 더 소통하고 서로 반기는 분위기가 있다. 지난번 행사때 오셨던 분을 이번에도 만났는데 내가 파는 물품의 가격을 깎아줬다. '마비노기'존에서 나눠준 풍선을 너무 갖고 싶었는데 '마비노기'를 안하던 분이 대신 주기도 했다"며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는 자체가 좋고 기분도 업되는 것 같다"고 했다.

'메이플 스토리' '던전앤 파이터' 피규어를 준비한 남성은 "3명이서 팀을 이뤄 두달간 500여개의 물품을 제작했다"며 "고등학생때 '메이플 스토리'를 굉장히 많이했다. 지금은 시간이 안나서 자주 못하지만 이렇게 또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네코제' 개인 상점에서 판매된 상품들

■ 참가인원 9천명…무질서는 '옥의 티'

넥슨 사옥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로 가득했다. 행사가 시작한지 3시간 가량 흐른 오후 3시쯤에도 수백여 명이 길게 줄을 섰다. 넥슨 사옥에서 첫 번째로 열리는 만큼 열기가 무척 뜨거웠다. 넥슨에 따르면 첫 날인 11월 30일에는 무려 9천여 명이 참가했다. 줄이 너무 길어서 사옥 안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도 다수 있었다.

'사이퍼즈' 캐릭터 코스튬 복장을 한 20대 여성 A씨는 "오후 2시쯤 왔는데 '입구컷(입구 바로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을 당해 아쉽다. 이번에 넥슨 사옥에서 열린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라며 "2층은 사람이 너무 몰려서 폐쇄시켰다고 하더라. 옷이 망가지면 안되기 때문에 그냥 입장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늦은 오후에도 계속해서 사람이 몰렸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여러 갈래로 모인 인원들 때문에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마치 놀이공원 대기줄을 보는 듯 했다. 넥슨 측에서는 한 번에 몇 명만 올라갈 수 있도록 통제하려 했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음이 다급해진 이들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앞뒤 사람과 부딪히는 등 안전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한편, 8회 '네코제'에는 총 1만 3천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사진=넥슨 제공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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