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유감] 샤넬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명품 브랜드 재무-납세 꼼꼼히 들여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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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유감] 샤넬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명품 브랜드 재무-납세 꼼꼼히 들여봐야
  • 박홍규
  • 승인 2019.12.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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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코리아, 루이비통코리아, 프라다코리아, 구찌그룹코리아 등 대다수 해외 명품 브랜드 기업들은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배당금, 세금 등의 실적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샤넬코리아, 루이비통코리아, 프라다코리아, 구찌그룹코리아 등 대다수 해외 명품 브랜드 기업들은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배당금, 세금 등의 실적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 코리아후드써비스, 다임러트럭코리아, 롯데아사히주류, 페라가모코리아,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 동일드방레, 이베이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에드링턴코리아, 스와치그룹코리아, 한국로렉스, BMW코리아, 포르쉐코리아, 동서유지, 발렌티노코리아, 비케이알, 보테가베네타코리아, 르크루제코리아, 한국닛산, 고세코리아, FRL코리아, 불가리코리아, 몽클레르신세계, 베르사체코리아, 자라리테일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리바이스트라우스코리아, 아디다스코리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 또는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는 국내 외국계 기업 명단 일부다.

대부분의 이들 기업들은 1년간의 실적 보고를 매해 상반기 중 발표하는데 '기부금은 찔끔 내고 본사가 배당금을 많이 가져간다'는 식의 기사가 여전히 '매해, 반복' 보도된다.

주로 언급되는 회계과목은 기부금, 배당금, 각종 지급수수료 등이다. 한국에 지사나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외국계 회사들은 국내에 기부도 좀 하고 이익이 나면 투자를 하라는 질책을 들을 만하다. 법인 소재지가 한국이고 소비자 또한 대부분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2016년도 외국계 대기업 배당성향 및 기부금 비중표. CEO스코어데일리
2016년도 외국계 대기업 배당성향 및 기부금 비중표. CEO스코어데일리

하지만 기부금이라는 회계과목보다 보다 유심히 봐야할 대목이 있다. 바로 세금항목이다. 이 기업들이 세금은 잘 내고 있는지, 세금을 적게 내려고 비용을 과다계상하거나 각종 공제항목을 무리하게 끼워 넣지는 않았는지를 봐야 한다.

고용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매출은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상시로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외국계 기업이, 기부금 엄청 많이 냈다고 해서 좋게 볼 수는 없다.

위 기업들 몇 곳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봤다. A사 재무제표 퇴직급여충당부채금액은 47.2억원(2018년 6월말)에서 34.3억원(2019년 6월말)으로 1년 새 약 13억원이나 감소했다. 한경닷컴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퇴직급여충당금은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 전 임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 지급해야 할 퇴직금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임직원 전체 고용변화 상황을 알 수 있다. 1년 동안 상당수의 직원이 A사를 떠났음을 알 수 있다.

B사의 퇴직급여는 25.2억원(2014년), 55.9억원(2015년), 42.4억원(2016년), 8.6억원(2017년) 그리고 2018년 6월말 기준 54.3억원이었다. 퇴직급여가 전년에 비해 커졌음은 퇴직한 임직원이 많아졌다는 의미인데, 실제 B사는 퇴직급여가 상대적으로 큰 2015년, 2016년, 그리고 2018년에 상당한 구조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사는 법인세로 2015년 132.3억원, 2016년 124.7억원, 2017년 127억원, 그리고 2018년 약 160억원을 납부했다. C사는 소비자 여론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린다는 비난에 간혹 시달렸던 기업이다. 가격 인상이야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세금 납부에서는 '성실납세'기업임을 어느 정도 증명한 셈이다.

어느 외국계 기업의 2018년도 손익계산서. 어디에도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의 항목이 없다. 깜깜이 실적 보고서의 전형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외국계 기업 F사의 2018년도 손익계산서. 어디에도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의 항목이 없다. 깜깜이 실적 보고서의 전형적인 예로 볼 수 있다.

D사의 감사보고서에는 퇴직급여, 급여, 퇴직급여충당부채, 복리후생비 등 어느 항목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대략 뭉뚱그려 판매비, 관리비 등으로 눙쳐서 알 수 없게 숨겨 놨다.

크리스챤디올 브랜드를 운영하는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이하 크리스챤디올)의 지난해 재무현황표를 보면 영업이익이 108억원을 넘어선 데다 법인세를 34억원 가까이 환급 받아 당기순이익이 무려 143억원을 넘었다. 또 지난 2009년과 2014년 세무조사를 받아 각 20억원과 145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당했으나 당시 결손금이 이를 상회해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챤다올꾸뛰르코리아의 2018년 결산 손익계산서 일부
크리스챤다올꾸뛰르코리아의 2018년 결산 손익계산서 일부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크리스챤디올 측과 접촉했다. 담당자가 해외출장 중이라는 응답에 이메일로 문의를 남겼으나 기사 송고 시점까지 회신이 없어 기다리는 중이다. 크리스챤디올 측 답변이 오면 기사화해 소개할 예정이다.

국내 동종업계 일각에서는 세무당국이 외국계 기업들의 법인세 납부 현실을 더욱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가방, 지갑이나 선글라스 등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세금을 탈세하거나 탈루하기가 외국 브랜드사들보다 쉽지 않다. 반면 외국 업체들은 지점이나 라이선스 계약 형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세무 당국이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상대적으로 힘들다”라며 "누적된 결손금이나 당기손실이 사업상 불가피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혹여라도 세금을 회피할 의도로 결손을 일으킨 것인지에 대해 당국의 세심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인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면 우려의 시선이 있을 수도 있으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본연의 업무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법인세 환급’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법인세 환급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되고 특이사항도 많아 규모만 놓고 많다 적다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극히 상대적이고 케이스바이케이스이기 때문에 매출 규모나 영업이익, 수익구조를 다 고려해야하고 환급내역을 보기 전까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샤넬코리아, 루이비통코리아, 프라다코리아, 구찌그룹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코리아, 애플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나이키코리아, 코카콜라 등은 실적이나 사업현황을 공개할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들이다. 단, 이들 유한회사도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에 따라 매출 500억원 이상인 경우 내년부터 외부감사 대상에 포함돼 한국 내 사업실적 공개가 불가피해 보인다.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는 회사들은 그나마 매출이나 세금 납부 현황을 알 수 있으나 현재로서 이들 유한회사들은 그야말로 깜깜 그 자체다. 국내 법인에 문의를 해도 영업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이들의 재무현황이나 납세실적 등에 대해 세무당국은 보다 더 꼼꼼하고 철저하게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홍규 민강인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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