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점검] '첫술에 배부르랴' 입국장 면세점 도입 7개월…위기 속 희망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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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점검] '첫술에 배부르랴' 입국장 면세점 도입 7개월…위기 속 희망 찾는다
  • 김상록
  • 승인 2019.12.12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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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타스 입국장 면세점 전경
엔타스 입국장 면세점 전경

올해 5월 오픈한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 7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당초 예상 매출에 미치지 못하며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지만 입국장 면세점 측은 도입 초기 단계인 점, 판매품목 제한 및 특정 상품 밀봉 등 제약 사항이 많았던 시험 기간임을 감안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중소 업계인 에스엠, 엔타스다. 에스엠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엔타스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출국시 구입한 면세품을 여행 기간 내내 들고 다녀야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도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의 불편을 덜고 해외 소비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할 수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 신규소비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매출 저조? 제한 사항 고려하지 않은 예상 매출

입국장 면세점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인천공항은 제1터미널, 제2터미널의 입국장 면세점 합계 매출을 연 1천억원으로 예상했다. 월 평균 80여억 원 수준이다. 

개장 4개월 간(19.5.31∼9.30)의 매출액은 188억 원. 월 50억 원에도 못 미쳤다. 제한 사항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 매출은 다소 높은 기준으로 잡힌 감이 있다는 게 입국장 면세점의 주장이다.

실제 사업자 측은 도입 전부터 지금의 매출 수준이 나올 것을 예상했다고. 이후 고객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유치 및 상품 강화, 프로모션 확대로 인해 매출이 지속 상승해 손익분기점에 일정 수준 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입국장 면세점의 확인 되지 않은 초기 매출을 근거로 고객불편을 확대해석해 입국장 인도장이 필요하다는 식의 흐름은 상황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에스엠 입국장 면세점
에스엠 입국장 면세점 전경

■ 애매한 위치, 홍보가 우선 

에스엠, 엔타스 측은 입국장 면세점의 존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에스엠 면세점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오픈이후 언론보도는 매출과 상품구성에만 중심되어 고객이 면세점 위치와 판매 상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타스 면세점 관계자는 "매장이 중앙에 있어 동편과 서편 끝에서 오시는 고객이 매장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서편(1번~5번 수취대)에서 오는 고객의 경우 면세점 매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입국장 내 배너, 부스 설치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본 매장 외에 간이(임시)매장을 양쪽 컨베이어 벨트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면 불편함이 해소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기자가 얼마전 방문한 엔타스 입국장 면세점은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했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여행객들이 짐을 찾는 수취대와 근접해 있지 않은 탓에 이미 면세점 위치를 아는 경우가 아니라면 쉽게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였다. 

또 여행을 마친 사람들은 얼른 짐을 챙긴 뒤 빨리 집에 가려고 하는 마음이 크다. 면세점을 찬찬히 둘러볼 여유가 없는 편이다. 엔타스 면세점 측은 초기 입국장 면세점 위치를 여행객들에게 알리고자 터미널에 나가면 오히려 "짐 찾는 곳은 어디에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입국장 면세점 측에 따르면 고객들은 주로 출국장 면세점과 다른 상품 판매 기준, 구매 한도를 문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출국장면세점에서는 주류 2병 이상을 구매할 수 있고 향수는 100ml이상 용량을 판매하는 반면 입국장면세점은 주류 1병만 구매 가능하고 향수 60ml이하만 판매하는 부분이다. 아직 입국장 면세점에 허용되지 않고 있는 담배 판매 문의도 많다.

엔타스 면세점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사업권에 대한 운영 장소와 품목 차별화가 필요하다. 술, 담배처럼 초기 투자 비용이 적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사업권을 지정한다면 대기업과의 과열 경쟁이 아니라 중소사업자 간의 서비스 경쟁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를 통해 인천공항에서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이 면세점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엔타스 입국장 면세점 내부
엔타스 입국장 면세점 내부

■ "정부의 장기적인 지원 필요, 입국장 인도장 도입은 면세점 운영에 직격탄"

입국장 면세점 측은 결국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을 해야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최근 거론되고있는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설치 안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하며 면세점 운영에 사활이 걸린 부분이라고 호소했다.

입국장 인도장은 시내 면세점, 인터넷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인도장에서 바로 물건을 받아가는 형태다. 입국장 인도장이 도입되면 여행객들은 입국장 면세점에 방문할 필요가 없다. 에스엠, 엔타스 측은 입국장 인도장 도입 시 대기업 과점과 내수 시장 혼란을 심화시키고 중소·중견기업이 면세산업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1일에는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 면세점 유관기관과 국회에 입국장 인도장이 도입될 경우 입국장면세점 특허 조기반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문을 전달했다. 에스엠면세점은 입장문에서 "입국장 인도장 도입은 중소중견업체를 대기업과의 직접적인 출혈경쟁 속으로 몰아넣는 행위다. 이는 입국장 면세점의 경영위기를 초래해 특허반납을 앞당기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엔타스 면세점 역시 "면세시장에서 대기업의 과점은 심화되고, 중소중견사업자는 도태될 것이다. 인터넷면세점을 통해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한 뒤 입국장 인도장을 통해 재반입할 경우 내수시장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엠 면세점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2013년 중소중견기업이 면세산업에 진입했다. 이후 특허수수료 감액지원 기점 하에 다시 대기업 지원정책으로 변경되고 있다. 대기업의 특허수수료 감액법안, 입국장 인도장 설치, 수출인도장 운영비용 지원(상생기금) 등이다"며 "중소중견기업도 면세 산업에 진입한지 5년이 지나고 있다. 이제 적자 기업들도 흑자로 개선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기업의 지원정책이 확대되면 규모 경제 속에서 중소중견기업은 고사될 수 있다”고 한숨을 내비쳤다.

이어 “대기업 면세 산업 속에서 중소중견 기업이 성공모델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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