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 시작?…조현아, 조원태 비난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운영"
상태바
'남매의 난' 시작?…조현아, 조원태 비난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운영"
  • 박홍규
  • 승인 2019.12.23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대표 변호사인 법무법인 통해 진행해 눈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남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제동을 걸었다. 조 회장이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하여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서열 13위인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는 분위기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23일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법무법인 원은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대표변호사여서 두 사람의 인연 등이 눈길을 끈다. 

법무법인 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선대 회장님은 생전에 가족들이 협력하여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들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하셨다. 또한 선대 회장님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 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시기도 하셨다"며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하여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님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상속인들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되었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하여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되었다"며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3남매 중 가장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해왔다.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등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놨던 조 전 부사장은 3년4개월 뒤인 지난해 3월 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작년 4월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알려지고 오너 일가의 폭언 등 갑질 파문이 확산되자 또 다시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전무가 '물컵 갑질' 사건 14개월 만에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한 점을 감안해 조 전 부사장의 복귀도 사실상 임박한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조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하는 이번 연말 정기 임원 인사 명단에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오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조 회장이 반대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와 관련한 질문에 "둘 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조 전 부사장이 향후 적극적으로 그룹 경영에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럴 경우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삼남매와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향후 유가족간의 대결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최근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에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로 바뀌었다. 네 사람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한진그룹 경영 구도는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이 입장문을 발표한 시점부터 한진칼은 장중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3분 현재 한진칼은 전날보다 7,000원(18.18%) 상승한 4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