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거물' 이재용·최태원·손경식, 17일 법정 동시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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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거물' 이재용·최태원·손경식, 17일 법정 동시 출석
  • 김상록
  • 승인 2020.01.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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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오는 17일 법정에 나란히 출석한다. 지난해부터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을 이어오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 부회장이 증인으로 신청한 손경식 CJ회장까지 재계의 거물들이 연초부터 법원을 찾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 '수동적 뇌물' 강조…이재용의 손경식 카드 통할까

서울 고등법원은 17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네 번째 재판을 심리한다. 이 부회장 측은 지난해 10월, 11월, 12월 각각 한 차례씩 진행된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요에 의한 '수동적 뇌물'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박근혜 정부가 기업을 압박했다는 사례를 강조하기 위해 손경식 CJ 회장을 증인으로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해 11월 22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두 번째 기일에서 "김화진 서울대 법대 교수, 손경식 CJ그룹 회장, 미국 코닝사의 웬델 윅스 회장 등 세 명을 양형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2018년 1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증언했다. 그는 2013년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 부회장 측은 손 회장의 증언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수동적인 뇌물 공여라는 사정을 인정받아 지난 10월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판부가 이 부회장 측의 '수동적 뇌물 공여' 주장을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서 이 부회장 측을 향해 "박 전 대통령의 거절할 수 없는 요구라고 계속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향후 정치 권력자로부터 똑같은 요구를 받을 경우 뇌물을 공여하겠느냐"며 "그런 요구를 받더라도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변을 다음 재판 기일 전까지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부회장에게 징역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낸 특검은 "손 회장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는 데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김 교수의 경우 승계작업과 관련한 증언이 양형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쯤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재와 기나긴 재판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이 부회장의 어깨가 가벼워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오른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오른쪽)

■ "선대로부터 받은 것" 최태원 VS "재산 형성 기여" 노소영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본격적인 '진흙탕 싸움'에 돌입했다. 최 회장은 2015년 12월말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노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히고 한 여성과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녀의 존재를 공개했다.

노 관장이 이혼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자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했다. 지난해 의견 충돌로 조정은 불발됐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사건은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이 노 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은 4번째 변론기일까지 진행됐다. 앞서 2차·3차 변론기일에는 노 관장만 참석했고, 지난해 11월 22일 진행된 4번째 변론기일에는 최 회장만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5번째 변론기일은 이달 17일 서울 가정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소송을 바라보는 시선은 천문학적인 재산 분할에 쏠려 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에 최 회장의 SK 지분 절반에 해당하는 지분을 재산분할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의 가치를 현재 주가 수준으로 환산하면 1조 4000억 원 정도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노 관장은 SK의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노 관장이 보유한 SK 지분율은 0.01%에 불과하지만 최 회장 지분의 42.3%를 분할받을 경우 7.74%를 차지하는 것이다.

재계는 최 회장의 자산을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동산과 동산을 제외한, 대부분이 SK 지분 18.44% 등 유가증권 형태다.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 재산은 결혼한 뒤 함께 일군 공동 재산이어서, 최 회장이 보유한 회사 지분 등이 공동 재산인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도 쟁점 사항이 될 수 있다. SK는 지난 1980년 유공을 인수해 정유 사업을 시작했고, 1992년에는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다가 '대통령 사위 특혜논란'으로 포기한 뒤 김영상 정부 때인 1994년 다시 사업에 진출했다. 이 시기는 그룹의 제2 초석을 다지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법조계에서는 노 관장의 요구가 법원에 의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의 SK 지분 대부분이 결혼 전 상속 받은 재산이기 때문에, 결혼 이후 이 재산에 대한 노 씨의 기여도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1988년부터 30년 넘게 혼인 관계를 이어온 두 사람 같은 경우는 재산분할 대상이 폭넓게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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