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기자회견 열고 日사법체계와 정치음모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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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기자회견 열고 日사법체계와 정치음모 비판
  • 이태문
  • 승인 2020.01.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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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전격 탈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이 지난 8일 레바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닛산차와 일본 검찰 등 일본 측 인사들이 꾸민 음모의 희생양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에 일본 정부 법무상은 기자회견 직후인 9일 새벽 이례적으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곤 전 회장의 발언을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곤 전 회장은 "일본에서 자신의 인권과 존엄성을 모두 부정당했다"며 "정의로부터 탈출한 것이 아니라 불의로부터 탈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인과 9개월 간 아무런 이유없이 격리된 점, 변호사 접견없는 검찰의 강압수사 등도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곤 전 회장은 "닛산차와 일본 검찰이 한통속이다"며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전 사장과 도요다 마사카즈 경제산업성 출신 사외이사, 법무 담당 외국인 전무 등을 지목하고, 이들이 일본 정부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친구들 중 일부는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지만, 자신의 축출에 개입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이례적인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연 모리 마사코 일본 법무상은 “주장할 것이 있으면, 일본에서 공정한 형사 사법제도 아래 정정당당하게 법원의 판단을 받기를 바란다”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내외를 향해 잘못된 사실을 고의로 퍼뜨리는 것은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카를로스 곤은 해외 출국 금지를 조건으로 보석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도피한 것이고 이는 어느 나라 제도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일본의 사법제도는 사안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적법한 절차를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레바논 검찰은 9일 국제형사경찰기구(ICPO) 일본의 요청에 따라 곤 전 회장을 심문한 후 출국금지령을 내렸다. 이로써 레바논 측이 곤 전 회장의 일본으로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고 하겠다.

현재 레바논 검찰은 일본 당국에 곤 전 회장에 대한 조사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로 출국 금지는 레바논 검찰 측이 자료를 받을 때까지 계속된다. 또한 레바논 검찰이 사법 조치가 필요없다고 판단되면 곤 전 회장은 자유의 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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