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피자만? 편의점·카페까지…배달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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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피자만? 편의점·카페까지…배달의 시대가 온다
  • 김상록
  • 승인 2020.02.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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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배달서비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 배달서비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배달 시장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치킨, 피자 같은 배달 음식 뿐 아니라 편의점 도시락, 카페 등 그간 '배달'과는 거리가 멀었던 메뉴도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배달 문화는 이제 유통업계 전반이 주목하는 '노른자'로 떠올랐다.

배달 문화가 확산된 주 배경에는 '1인 가구의 확산'이 꼽힌다. 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집에서도 여러가지 음식을 손쉽게 즐기기 원하는 성향과도 맞물려 있다. 치킨, 짜장면 등 배달 문화로 대표되는 음식 외에 식사류와 빵,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까지 배달이 가능할 정도로 배달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올해 초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치킨·피자 등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9조7365억원)은 2018년(5조2731억원) 대비 무려 84.6%가 늘었다. 배달 음식 시장은 2년 연속 매년 두 배가량 성장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를 기점으로 롯데, 신세계 같은 유통 대기업과 e-커머스몰을 비롯해 카페, 편의점까지 배달앱과의 제휴를 통한 배달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배달음식 중개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커피프랜차이즈전문점 카페베네는 지난해 6월 배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집에서 커피·디저트 메뉴를 배달해서 즐기는 이들을 겨냥한 것으로 현재 수도권 70개 매장이 우선 입점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박해웅 부사장(왼쪽), 투썸플레이스 마케팅 담당 변성현 상무(오른쪽). 사진=투썸플레이스 제공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박해웅 부사장(왼쪽), 투썸플레이스 마케팅 담당 변성현 상무(오른쪽). 사진=투썸플레이스

요기요는 올 1월에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요기요'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투썸플레이스에서 판매 중인 총 80여 종의 메뉴를 앱으로 주문 가능하게 됐다. 현재 약 550여개 매장에서 주문 배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이번 업무협약 이후 주문 가능 매장을 전국 단위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해웅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영업총괄 부사장은 업무협약 당시 "이제 배달앱을 통해 카페와 디저트를 즐기는 문화가 일상이 되는 등 식문화에 있어 배달앱이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편의점업계에서도 역시 본격적인 배달 서비스 경쟁이 시작됐다. GS25, CU에 이어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이 후발주자로 합류했다. 

이마트24는 지난 1월 1일부터 전국 35개 직영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고객이 요기요 앱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배달업체 '바로고' 라이더가 주문이 들어온 이마트24를 방문해 배송한다. 주문 가능한 상품은 도시락, 주먹밥, 샌드위치, 디저트, 우유, 라면, 생활용품 등 70종이며 최소 1만원 이상 결제 시 배달이 가능하다. 배달비는 3000원이다.

세븐일레븐도 요기요와 IT기반 물류스타트업 메쉬코리아 '부릉'과 함께 편의점 먹거리를 배달한다. 이마트24와 마찬가지로 최소 1만원 이상 결제 시 배달 가능(배달비 3000원)하며 도시락, 디저트, 즉석음식, 가정간편식, 생활용품 등 총 330여종의 상품이 포함됐다. 세븐일레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권별 주요 거점 10개점을 선정해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향후 주문 채널과 운영 점포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24 배달 서비스.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24 배달 서비스. 사진=이마트

일부 소비자들은 편의점이 대부분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 배달비가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다소 회의적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30대 남성은 한국면세뉴스에 "요즘은 보통 5~10분 거리에 편의점이 있는데 굳이 편의점 배달을 시키겠나. 어느 방향으로 가도 여러 브랜드의 편의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나 같은 경우는 집도 회사 근처에 있기 때문에 퇴근하고 근처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가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은 한국면세뉴스에 "편할 것 같기는 한데 1만원 이상 구매를 하고 배달비 3000원을 내야한다면 조금 귀찮더라도 편의점에 직접 가서 살 것 같다. 아무래도 배달비 3000원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초동 근처에서 A 편의점을 운영 중인 점주는 한국면세뉴스에 "배달 주문은 하루에 한 두 건 정도 들어온다. 꾸준히는 들어오고 있지만 주문량 자체가 별로 없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많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세븐일레븐 측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아직까지 배달 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비하다"며 "물론 근거리 점포도 많지만 조금 돈을 들여서라도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모바일을 이용한 배달 주문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시장 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테스트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일회성 식품만 사는 게 아니라 휴지, 마스크 등 생필품이나 사무용품처럼 생활하면서 필요한 물건을 여러가지 구매한다면 충분히 1만원 이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요기요, 투썸플레이스 제공
사진=요기요, 투썸플레이스

한편, 지난달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배달 시장 확대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비대면 주문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한창 늘어났던 시기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의 주문 수는 약 744만 건이다. 한달 전인 1월 3일부터 7일까지 주문 수 692만 건에 비해 약 8% 증가했다. 이달 7~9일 총 주문수는 503만건으로 전월 동기간 (1월 10~12일) 대비 9% 늘어났다.

요기요는 앱내 주문시 '문앞에 두세요' 메시지를 선택한 고객들의 비중이 한달 전 주말(1월 10~12일)대비 지난 주말(7~9일)에 13%나 증가했으며 카페·디저트 주문수 또한 동일 기준으로 14% 상승했다고 밝혔다.

요기요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카페·디저트의 경우 보통 외부 활동을 할 때 먹는 메뉴인데 신종 코로나 이후 증가한 것을 보면 외부 활동을 꺼리는 사람들이 집에서 즐긴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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