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총리의 '짜고 치는 기자회견'에 비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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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총리의 '짜고 치는 기자회견'에 비난 여론
  • 이태문
  • 승인 2020.03.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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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원고 16분간 읽고, 미리 받은 질문도 답변지 읽고 35분만에 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 확산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월 29일 총리 관저에서 열었던 첫 대국민 기자회견이 언론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2월 29일 첫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 아베 일본 총리

이날 아베 총리는 "내각 총리로서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는 일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며 "잘 알려지지 않은 부문이 많은 바이러스라는 적과의 싸움은 쉬운 것이 아니고, 솔직히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 모두에게 큰일이지만 한분 한분의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첫 기자회견 준비된 원고와 미리 받은 질문 5개로 35분만에 끝

2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27일 아베 총리가 초·중·고등학교 임시휴교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학교와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마련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16분간 준비해온 원고를 읽고 사전에 취합된 5가지 질문만 받은 뒤 약 35분 만에 끝나면서 "감염 확산 방지에 지금이 중요한 시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다", "모든 수단을 다하겠다" 등의 말만 되풀이하고 국민들의 '이해'와 '당부'만 반복하고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특히, 질문 기회조차 얻지 못한 취재진이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했지만 하세가와 에이치(長谷川榮一) 내각 홍보관이 "예정된 시간이 지났다"며 회견을 마치자 아베 총리가 특별한 일정이 없어 약 20분 뒤 관저로 곧장 돌아갔다.

미리 받은 기자 질문에 준비한 답변을 읽고 있는 아베 총리

실제로 아베 총리는 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문에 "사전에 기자단과 협의하느라 시간이 없었다"고 답했으며, 당시 손을 들고 추가 질문을 하려고 했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에가와 쇼코(江川 紹子) 씨는
2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서 "질의 응답은 미리 질문을 받아 누가 할지는 홍보관이 정한다"는 총리의 답변을 통해 추락한 '총리 기자회견'의 실상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밝히게 된 건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첫 기자회견 35분만에 마치고 곧장 총리 관저로  

게다가 코로나19 문제가 대두되고 심각해진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총 11차례나 회식을 즐긴 아베 총리, 그리고 정부 대책회의에 빠지고 파티에 참석하거나 되도록 모임을 자제하라는 정부 당부와는 달리 연달아 회식을 열었던 관료와 측근들의 추태까지 더해져 국민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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