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YT "일본의 이상한 코로나19 대응법은 도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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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YT "일본의 이상한 코로나19 대응법은 도박 같다"
  • 이태문
  • 승인 2020.03.28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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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검사 태세 -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숨기는 건지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되자 확진자 급증, 도쿄 2~3주 봉쇄해야

1억2659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법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유명 매체가 이를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일본의 코로나 방역 성공은 세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 운이 다하고 있나(Janpan's Virus Success has puzzled the World. Is its Luck Running Ou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발발 및 대응 실태를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의 절반도 안되는 인구를 가진 한국이 36만5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한 반면, 일본은 단 2만5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검사를 했다"고 소개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감염 급증, 병상 부족, 죽음 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을 때, 1억 2700만 명이 사는 일본은 겨우 1300 건의 확진자와, 45건의 사망자만 보고됐다. 노령 인구가 많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사망률이 기록된 나라 중 하나가 됐다"며 의문을 던졌다.

특히, "일본은 극단적인 이동 제한이나 경제적 피해가 큰 봉쇄조치, 심지어 광범위한 진단 검사를 하지 않고도 이탈리아나 뉴욕과 같은 우울한 상황을 피해 전염병학자들을 갸우뚱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 정부와 IOC가 도쿄올림픽 연기를 발표한 직후 도쿄에 감염자가 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 일본의 코로나19 통계를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일본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1200~1300건에 불과하며, 중국을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그리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사람들 중에서도 2~4일 이상 37.5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는 경우에만 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특수한 대응법에 대해 워싱턴 대학 감염병대비 및 세계건강보장 메타센터 공동 책임자 피터 라비노위츠 박사는 '일본 정부가 옳은 일을 했거나 아니면 하지 않았다는 건데 뭐가 맞는지는 아직 알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사이토 도모야 국장은 제한된 진단 검사를 의도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일본의 현 보건정책상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병원에 입원시켜야 하지만, 경증 환자들 때문에 보건의료자원이 바닥나는 일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셔먼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일본의 접근 방법을 '도박(gamble)'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전까지 위험은 수면 아래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국가가 위기 상황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인들이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공원에 모여 벚꽃 구경을 다니고 있다며 "지금까지 일본 시민들은 그런 경고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자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쿄에는 심각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지정된 병상이 100개 밖에 없는 열악한 의료 상황도 꼬집었다.

오사카 린쿠 종합병원의 전염병 전문의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이번 주말에 집에 있으라"고 요청한 코이케 도쿄도지사의 방침이 이 위기를 막는데 너무 약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아베 일본 총리가 결단력 있게 도쿄 봉쇄를 선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 영향이 최우선 순위가 돼서는 안된다. 도쿄는 2~3주간 봉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쿄의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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