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조차 없는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이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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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조차 없는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이게 문제
  • 이태문
  • 승인 2020.03.29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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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및 병상 능력 있어도 무용지물? 꿰어야 보배
감염경로 모르는 확진자가 40%, 개인정보 보호?
확진자 나와도 장소만 소독하면 끝, 폐쇄는 없다
주방 및 접객 서비스 여전히 마스크없이 근무 많아
우리 '질병관리본부' 없어 언론마다 집계 들쑥날쑥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산으로 하루 최다인 123명의 감염자가 새로 확인돼 27일까지 확진자 수는 총 2236명으로 급증했다. 크루즈선 감염을 제외하고 국내 확진자가 하루 100명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망자도 5명이나 발생해 총 62명으로 집계됐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東京都) 지사는 지난 25일 오후 8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들어 오버슈트(감염자의 폭발적 증가) 우려가 더욱 커졌다.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이라고 경고하면서 "평일에는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하고 야간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특히, 꽃놀이 등 봄 향락철을 맞아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이번 주말에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 않은 외출을 자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또한 앞서 23일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의 봉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감염 폭발의 위기에 직면한 일본이지만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일본의 절반도 안되는 인구를 가진 한국이 36만5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한 반면, 일본은 단 2만5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검사를 했다"며 "다른 나라들이 감염 급증, 병상 부족, 죽음 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을 때, 1억 2700만 명이 사는 일본은 겨우 1300 건의 확진자와, 45건의 사망자만 보고됐다. 노령 인구가 많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사망률이 기록된 나라 중 하나가 됐다"며 의문을 던졌다.

실제 일본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1200~1300건에 불과하며, 중국을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그리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사람들 중에서도 2~4일 이상 37.5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는 경우에만 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이 검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사회는 19일 코로나19 감염 검사(PCR=polymerase chain reaction)가 필요하다고 의사가 판단했음에도 보건소가 응하지 않아 검사가 시행되지 않은 사례가 2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290건 파악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사실 지난 2월 일본 정부는 하루에 3800건의 검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검사 건수는 하루 평균 900건으로 4분의 1에 불과했다. 이달 들어 감염 검사 용량을 하루 7,500개로 늘려 하루 목표치 8,000개에 거의 도달했다.

하지만, 선별적 검사만을 고집하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의료 현장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전염병 지정 의료기관 등에 총 5000개의 병상을 확보했으며 지역 간 조정을 통해 병상을 추가로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시약과 병상도 충분하다고 밝혔고, 지난 14일 현재 663곳인 코로나19 전문진료 병원을 약 80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한 감염증 관련법에 따라 음압시설 등을 갖춘 감염증 병상 수가 전국적으로 1천800여 개 수준이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으로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 확진자가 발생해도 감염 공간을 차단하는 않는 일본 정부의 방역이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직장 및 건물 폐쇄와 강제적 격리 조치 등 적극적 방역을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의 수도 도쿄 중심가인 신주쿠(新宿)에 있는 유명 게이오(京王)프라자호텔은 아르바이트로 호텔 로비에서 숙박객을 맞이하고 짐을 옮기는 일을 맡았던 20대 남성 종업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호텔 측은 종업원 휴게실과 짐 운반대 등 확진자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소독하고, 동료 종업원 7명에게는 4월 1일까지 자택 대기를 지시했을 뿐 건물 자체를 폐쇄하는 조치없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아이치(愛知)현 도요타(豊田)시의 도요타자동차의 경우도 지난 19일 20대 남성 종업원이 확진자로 판명돼 공장 라인을 정지시키고 소독 작업을 완료한 뒤 당일 가동을 재개한 바 있다. 결국 같은 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장 동료도 21일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밖에도 일본 국내 첫 사망자인 80대 여성의 사위로 확진자 70대 택시 기사가 회사 동료와 가족들과 함께 강을 유람하는 소형 유람선(屋形船·야카타부네)을 빌린 신년회에 참가해 집단 감염으로 확진자가가 쏟아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택시회사는 정상 영업을 하였고, 택시 기사들 역시 격리 조치 없이 승객들을 태우고 운행을 계속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특히, 일본의 광역자치단체는 확진자가 발생해도 가족의 동의가 없으면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워 성별과 나이, 직업은 물론 주거지와 감염 발생 장소, 그리고 이동경로를 발표하지 않고 비공개로 처리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확진자가 판명돼도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도쿄의 신규 확진자 가운데 40%는 감염 경로가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도 담당자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도쿄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 총 123명 중 40%인 53명의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3월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7명 중 15명, 3월 8~14일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3명 중 10명, 3월 15~2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9명 중 27명, 3월 22일부터 26일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23명 중 53명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게다가 음식점과 상점의 경우 접객 서비스 차원에서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업소가 있는가 하면 주방에서 조리하는 종업원이 마스크없이 음식을 다루고 있어 충격을 준다. 더욱이 이들 종업원의 경우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최근 젊은층의 감염 확대가 우려된다.

젊은 사람들은 특히 자취하는 사람들이 많아 최근 마스크 부족 사태까지 겹쳐 아침부터 줄을 서서 구입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라 평소 생활에서도 마스크 없이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예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시스템 없이 각 광역자치단체가 방역을 책임지고 있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의 집계조차 언론마다 들쑥날쑥이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지만 정기적인 것도 아니고 견해와 방침만 밝힐 뿐 구체적인 대응은 각 자치단체의 몫이라 전체적인 현황과 빠른 대응, 그리고 수정과 조정 등이 원활하고 효율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사카의 린쿠 종합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전염병 전문의 야마토 마사야(倭正也) 박사는 "이번 주말에 집에 있으라"고 요청한 코이케 도쿄도지사의 방침이 이 위기를 막는데 너무 약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결단력 있게 도쿄 봉쇄를 선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 영향이 최우선 순위가 돼서는 안된다. 도쿄는 2~3주간 봉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쿄의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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