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생산성 재앙'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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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생산성 재앙' 가져와
  • 황찬교
  • 승인 2020.04.0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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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기업 상당수가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재택근무는 전 세계적으로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고 경제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니콜라스 블룸 미 스탠퍼드대 경제 정책(SIEPR) 선임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스탠퍼드대와 인터뷰에서 "현재 많은 근로자가 선택의 여지 없이 사무실이 아닌 업무에 부적절한 집에서 사무실에 출근하는 날 없이 아이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에 생산성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그가 재택근무에 대해 광범위하게 글을 썼고 장점에 대해 많은 낙관적인 말을 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15년 발표한 '계간 경제학술지'에서 발표한 연구 내용은 긴 통근시간을 줄이고 사무실 정치를 없애고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언론인·비즈니스 리더·직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블룸 교수는 중국 여행회사 씨트립(Ctrip)의 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실험을 통해 9개월간 재택근무로 업무 성과가 13% 증가했고, 직원 퇴직률이 50%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블룸 교수는 "코로나 위기로 인한 재택근무는 어린 자녀·공간 ·개인정보보호·선택 등 4가지 요소로 인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풀타임 교사'라는 추가 직무를 맡게 됐다. 학교가 휴교를 하게 되면서 자녀가 있는 근로자는 업무와 함께 자녀도 관리해야 한다. 성공적인 재택근무 프로그램에 대한 핵심 조건 중 하나는 어린 자녀가 학교나 보육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 교수는 "자녀와 함께 집에서 일하는 것은 생산성 재앙이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이 있는 침실이나 거실이 아니라 독립된 사무 공간도 중요하다. 실제로 재택근무하는 씨트립 직원들은 업무를 볼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확보했고, 근무 시간에 해당 공간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일했다.

또 중요한 조건은 재택근무 중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었다. 재택근무하는 씨트립의 직원들은 나흘 동안 재택근무하고 5일째에는 사무실에 출근했다.

블룸 교수는 창의성과 혁신을 위해서는 대면회의를 통한 직접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대면 회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직원의 동기와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는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직접 대면하는 시간이 붕괴하면서 혁신 부진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걱정된다"며 "오늘 우리가 잃어버린 새로운 아이디어는 내년 신제품 수를 줄일 것이고 장기 성장률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근무 형태를 직원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씨트립의 경우 직원 1000명 중 500명이 재택근무를 선택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사무실 근무를 원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근무 형태 변화는 모든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강제하고 있다.

씨트립이 재택근무를 시행한 9개월 이후 재택근무한 직원들에게 다시 근무 형태를 선택하도록 했을 때 평균 40분의 긴 출근 시간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절반이 사무실로 돌아오겠다고 답했다는 것은 흥미롭다.

블룸 교수는 이들이 사무실로 돌아오기를 원한 이유는 '사회적 공동체'을 원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일하는 동안 이들은 고립감과 외로움·우울함을 느꼈고,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 업무 생산성뿐 아니라 직원들의 정신 건강도 악화될 거라고 말했다. 

블룸 교수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생산성 저하를 완화할 수 있는 몇 가지 사항을 조언했다. 매니저와 팀원간 상시적인 업무 확인·업무와 가정생활을 분리하기 위한 노력 ·전화보다 화상 통화를 통한 협업 등이다. 

사진 = 스탠포드 대학 홈페이지 캡쳐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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