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챙길건 챙겨야지…아시아나 항공 부채 늘었는데 박삼구 회장 퇴직금은 수십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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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도 챙길건 챙겨야지…아시아나 항공 부채 늘었는데 박삼구 회장 퇴직금은 수십억
  • 김상록
  • 승인 2020.04.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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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고문역과 퇴직금 등으로 65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될 만큼 경영 위기를 초래하고도 거액의 보수를 챙겼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이 작년 대비 2배 가량 뛰어 오를 정도로 재무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터라 박 전 회장을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질 듯 하다.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박 전 회장에게 작년 급여 1억6800만원과 기타 근로소득 11억9200만원, 퇴직금 20억7900만원 등 총 34억3900만원을 지급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아시아나IDT에서도 퇴직금 10억7800만원, 기타근로소득 7억5300만원 등 총 21억2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에서도 급여 6억6300만원, 상여금 2억5300만원 등 총 9억1600만원을 챙겼다.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IDT, 금호산업에서 받은 금액을 모두 합치면 총 64억8400만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은 회사 산정 기준에 맞춰서 퇴임 당시 월 평균 보수 6500만원에 근무기간인 8.4년과 직급별 지급 배수를 곱해 퇴직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에게 지급한 금액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 문제로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것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그룹 회장직,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사퇴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4437억원, 당기순손실은 8179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018년 649.3%에서 작년 1386.7%로 2배 넘게 뛰며 자본잠식 상태가 시작됐다. 부채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부채 총액이 얼마나 되는지 산출한 지표다. 보통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면 기업 재무 상태가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 함께 매각된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의 부채비율도 811.8%이며 에어서울은 지난해 자본잠식률 116.7%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항공업계 전반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경영 악화를 겪으면서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납입일을 오는 7일에서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는 날"로 변경했다.

항공업체가 인수·합병(M&A)을 하려면 해당 항공사는 취항하는 각 국가마다 따로 기업결합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승인이 늦어지면서 일정 연기가 불가피해 졌다는 것이다. 인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최악의 경우 HDC가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 여객 노선이 약 85% 축소됐으며 4월 예약률은 전년대비 90% 줄었다. 이에 무급 휴직 대상을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급여를 반납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제주항공 등을 회원사로 둔 한국항공협회는 3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에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보냈다.

협회는 "임직원들이 자발적 고통 분담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코로나19는 산업기반을 붕괴시킬 정도로 강력하다"며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는 물론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금감면이 절실하다"고 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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