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을 포기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가 버거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 면세점이 면세사업권을 획득한 후 임대료 때문에 운영권을 포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는 올해 1월 인천공항 면세 사업권 입찰에 참여해 각각 DF3(호텔신라)와 DF4(호텔롯데) 구역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결국 계약을 포기하기로 했다. DF7(패션·기타) 사업권을 획득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예정대로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와 신라가 최대 10년간 운영이 가능한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한 결정적인 배경은 임차료 부담이다. 인천공항의 첫해 임대료 납부 방식은 낙찰금액으로 고정되지만 운영 2년 차부터는 직전년도 여객 증감률을 기준으로 최대 9%까지 임대료가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해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임시 휴점, 영업시간 단축 등 울며겨자먹기 식의 임시 방편을 내놓았다. 업계 전반이 침체기에 빠져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공항에 입점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임대료를 3월분부터 6개월간 20% 감면하기로 했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인천공항의 하루 평균 출국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0만여명에서 현재 2000여명까지 떨어졌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빅3’가 운영 중인 면세점의 한 달 매출도 2000억원 수준에서 지난 3월 400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