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정부 뒤통수 때린 셈?...면세점업계 "정부 발표와 너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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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정부 뒤통수 때린 셈?...면세점업계 "정부 발표와 너무 달라"
  • 박주범
  • 승인 2020.04.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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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면세점 업계는 정부에 코로나19로 매출이 거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임대료 인하 등 지원책을 요구했다.

정부는 이에 호응하듯 지난 1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인천·김포공항 등에 입점한 대·중견기업 면세점을 대상으로 6개월간 임대료를 20% 인하해주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료 감면율을 50%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면세점 업계는 한숨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임대료 인하를 시행해야 할 인천공항공사가 올해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대신 내년에 임대료 할인을 받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인 면세점 사업자들에게 임대료를 감면해주기로 결정했으나, 인천공항공사는 '내년도 임대료 할인 불가'라는 애초 계약서에 없는 조건를 임의로 정한 각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이 사실상 '제로(zero)'인 상황에서 생색내기나 조삼모사 대책이다"며, "지금은 코로나19로 흔들리는 세계 1위 한국면세시장을 기재부가 중심이 되어 국토부, 공항공사, 관세청 등 유관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임대료는 전년 대비 국제선 여객수 증감에 따라 면세점 임대료를 ±9% 내에서 조정하고 있다. 내년 임대료는 올해 국제선 이용객수를 기준으로 산정하게 되는데, 올해 이용객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내년 임대료는 9% 인하될 것이 확실시된다. 즉, 6개월간 20% 임대료 인하를 받는 대신 내년 12개월 동안의 9% 인하를 포기하거나, 올해는 임대료 인하를 포기하고 내년 9% 인하를 받아들이냐를 정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2022년도 임대료 산정이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어 2021년에는 올해보다 이용객수가 급증한다면 결과적으로 2022년 임대료는 2012년 대비 9% 인상될 것이다. 내년 9% 인하를 포기하면서 올해 임대료 할인을 받으면, 내년에는 인하 없는 임대료에 2022년은 9% 가량 인상된 임대료 요청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반면 내년 임대료 9% 인하 혜택을 받고 올해 할인을 받지 않으면, 2022년에는 9% 인상이 명약관화하기에 전체적으로 인하 없는 수준의 임대료 청구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경우라도 면세점들이 비용적인 혜택을 받을 경우는 거의 없다. 2년치 임대료 증감분이 올해 6개월 인하분과 상쇄되는,  조삼모사의 조건을 인천공항공사가 내민 것이다. 업계는 이를 전형적인 탁상공론이자 하석상대식 해법이며, 인천공항공사가 업계에 꼼수를 부린 것으로 정부에 딴지를 건 격이라고 하탈해했다. 또한 별도의 요구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했다. 최근 면세점 빅3인 롯데·신라·신세계는 아예 20% 임대료 할인을 포기했다. 정부의 의도를 곡해하고 있는 인천공항공사에 더는 기댈 것이 없다는 업계의 묵언시위인 셈이다.

지난 9일 인천 중부지방노동청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면세업계는 관광업과 밀접히 연계되어 다른 업종보다 피해가 심각한 만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경영 자금 지원, 각종 시설 임대료 추가 감면 등을 요구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은 "간담회에서 제시된 업계 의견과 함께, 지정요건 및 산업・고용 상황 등을 종합 검토해 조속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내 면세점 업계와는 달리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 등 해외 국제공항들은 상업시설 임대사업자에 임대료 감면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의 별도 조건만 없었다면 진즉 일이 진행되었을 것"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하루 빨리 취하려고 하는 정부 시책에 뒤통수를 때린 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업체마다 계약 조건 등이 달라 여객 연동 임대료를 내는 업체에 내년 임대료를 감면해주면 이중 혜택을 받게된다. 그렇지 않은 업체들과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해명했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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