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구매 즉시 본국 발송 허가해야"...공급업체 "종업원 다 죽을 판. 특단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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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 "구매 즉시 본국 발송 허가해야"...공급업체 "종업원 다 죽을 판. 특단대책 절실"
  • 박주범
  • 승인 2020.04.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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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으로 보세창고와 면세점에 쌓여 가는 재고 처리에 솔로몬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업계는 외국인 입국 제한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른바 '악성 재고' 처리 방안을 관세청에 요청했다. 해당 재고품에 세법상 적용되는 세금을 매겨 국내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판매처는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이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다소 차가웠다.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동일 제품을 국내 백화점 등에 공급하는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유명 백화점에 명품을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국내 판권을 가진 업체와 면세점 공급권을 가진 업체는 아예 다르다"며 "보세창고 물건에 세금을 매긴다 손치더라도 과세표준 자체를 낮게 잡아 저가로 국내에 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반대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면세 재고품이 풀리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소비가 움츠린 시점에 소비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면세제품은 거의 국내에 동일하게 판매하고 있는 물건들"이라며 "기존 백화점이나 다른 곳에서 팔리던 물건이 없어서 소비진작이 안 일어난 것이 아니지 않냐"며 '제살 깎아먹기'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기존 유통망과 면세업계 등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강구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과거 면세점 초창기 부산지역 등에서 관광 온 외국인들은 구입한 면세품을 그 자리에서 바로 본국으로 우편 발송할 수 있었다. 각 우편물은 현장에 파견된 관세청 직원의 확인 및 직인 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해당 물품이 국내로 재반입되어 유통시장을 흐릴 염려가 없었다.

면세업계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현장 우편 발송'을 제안한다. 구매하는 즉시 관세청 확인 하에 EMS 등으로 외국으로 바로 발송하면 국내 유통시장에 관여할 일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 중국인을 포함해 다수의 외국인이 있는 현실에서 이들에게 면세품 구매 기회를 제공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사전에 항공화물, 해운운송 등 국제우편을 통해 물품을 먼저 보낼수 있도록 해 주자는 것이다. 

만약 발송된 면세품이 국내로 재반입된다면 기존 유통가격을 기준으로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더 저렴하게 유통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2019년 말 기준 대형 면세점 4곳의 재고자산은 2조5500여억원 규모이다. 롯데면세점이 1조731억원으로 가장 많고, 호텔신라 7209억원, 신세계DF 6369억원, 그리고 현대백화점면세점 1197억원 순이다. 업계는 코로나19로 매출이 '제로(0)'인 현 시점에서 총 재고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된다면 면세업계로서는 3조원이 넘는 악성 재고의 일부나마 소진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갖게 된다.

국내 면세업계 관계자는 "재고 소진이 비단 업계의 매출 숨통을 터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며 "바로 고용과 직결된다. 면세업계와 관련 업체들의 종사자들의 목숨이 걸린 문제"라고 호소했다.

실제 국내 면세업계와 유관업체에 근무하는 종업원은 3만7000명에 이른다. 이 중 3만명 가량이 현재 실직 상태이거나 조만간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요즘 들어 업계가 극소수의 필수 업무자를 제외한 대다수 종업원들에게 어쩔 수 없이 휴직원이나 사직서를 받고 있는 것이다.

면세점에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올해 들어 매출이 제로(0)가 아니라 마이너스다. 최근 들어 물건은 한 개도 팔리지 않는데, 1~2월에 판매된 물건의 일정량에 대한 반품·환불 처리를 3~4월에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90%가 넘는 종업원이 실직했거나 실직 직전이다. 당국의 조속한 해결책 마련이 급선무다"고 전했다.

면세점들과 관련 공급·협력업체들은 일시적이나마 코로나19로 발생된 고용 절벽, 매출 절벽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장 우편발송' 등의 탄력적인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사진=MBC 보도 캡처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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