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있는 국산 맥주가 나올까?, 국세청 주류규제개선방안 발표 [황찬교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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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있는 국산 맥주가 나올까?, 국세청 주류규제개선방안 발표 [황찬교의 딴짓딴지]
  • 황찬교
  • 승인 2020.05.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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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평가를 들었던 국산 맥주의 명예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지난19일 주류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국민편의 제고를 위해 마련한 '주류 규제개선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과거 주류 행정의 기본 방향이 '주세의 관리 징수'에 있었다면, 이제는 '주류 산업의 경쟁력 강화'지원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주류의 다양성에 따른 소비자 편익과 주류 산업을 확대하겠다는 목적보다는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에만 혈안이 돼 관련 규정을 제정했던 과거의 관행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주류시장은 성장세가 정체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수입은 증가 추세로 국내 주류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대두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주류 과세체계를 개편했다. 맥주와 탁주에 대한 주세 과세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한 바 있다.

이번 주류 규제개선방안의 추진 방향은 크게 규제개선·규제 법령 체계 합리화·주류 분야별 규제 개선·주류 규제 법령 체계 합리화다.

먼저 규제개선에 대해서 정부는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편적 규제 개선 방식에서 벗어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 음식점 생맥주 배달 허용이나 2018년 수제맥주의 소매점 판매 허용·2016년 야구장 맥주보이 허용 등과 같이 특정 이슈 발생시 개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부 자체 규제 심사와 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주류 업계의 애로사항 등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규제 법령 체계 합리화는 주류제조·유통·판매 전 단계에 걸친 종합적인 개선을 꾀한다. 현행 위탁제조가 불가한 조항을 타사 제조시설을 이용한 위탁 제조를 허용한다. 주류 제조방법 변경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류 제조 시설을 이용한 주류 이외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허용한다. 

질소가스가 함유된 맥주제조도 가능해졌다. 맥주 제조과정에 질소가스를 첨가하게 되면 크리미한 질감의 거품을 만들 수 있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수입맥주들에는 질소가스가 함유돼 특유의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정부에서 질소가스 함유를 허용하면서, 국내 맥주업체들 역시도 기네스‧아사히 맥주 같은 크리미한 거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보다 다양한 국산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또 현행 주류 제조방법 승인과 주질 감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해야 하는 조항을 변경해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변경해 신제품 출시 소요 기간을 단축한다.

주류 유통에 대해서도 관련 법을 개정한다. 현재에는 주류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주류 운반차량 검인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만을 이용해야하나 앞으로 물유업체 차량을 이용한 운반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기존 수제맥주 제조업체가 갑자기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나 자사 운반차량이 적어 물량을 적기에 공급할 수 없었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

판매 분야에 대한 개정도 이뤄진다. 음식과 함께 배달하는 주류는 주류가격이 음식 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한해 통신판매가 가능해진다. 또 소주·맥주에 대한 대형매장용 용도구분 표시제도를 폐지한다. 가정용과 대형매장용은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동일 제품임에도 용도별 표시와 재고관리를 따로 해야 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이렇듯 소규모 수제맥주 및 전통주 제조사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혁신하고 스타트업 창업 지원 등을 위한 '주류 규제혁신 도우미' 제도도 운영한다. 

이에 21일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정부의 규제 완화는 코로나로 인해 시름에 빠져있던 주류업계를 적시에 돕는 조치라 평가하며, 기재부와 국세청의 규제개선 의지에 협회는 적극 환영 입장을 표한다"며 "정부의 금번 규제개선 조치와 주류산업을 '규제'가 아닌 '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의지는 국내수제맥주의 시간을 다시 흘러가게 해 줄 동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국내수제맥주산업의 미래를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 준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업계와 깊이 소통하며 더 많은 규제개혁과 산업발전 지원책을 마련해 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직 규제개선을 위해 남아있는 과정들이 많은 상황이다.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고 친소비자 정책과 주류산업 전체 파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기대해본다.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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