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등에 긴급생계자금 25억 부당지급하고 '환수 중'이라는 대구시 ... '권시장님, 다 썼는데요?' [박홍규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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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등에 긴급생계자금 25억 부당지급하고 '환수 중'이라는 대구시 ... '권시장님, 다 썼는데요?' [박홍규의 딴짓딴지]
  • 박홍규
  • 승인 2020.06.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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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코로나19 긴급생계자금 25억원을 공무원 등에게 잘못 지급한 것으로 9일 밝혀졌다. 이 자금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과 별도로 대구시가 최악의 코로나19를 겪고 생계를 걱정하는 영세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등에게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처음엔 이해가 안 갔다)

대구시는 이어 '공무원, 교직원, 공사·공단 직원 등 3800여 명이 긴급생계자금 25억원 정도를 부당 수령한 것으로 파악하고 환수 조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환수 조치'는 정작 언급이 없어 지역언론과 NGO, 이 과정에 분개하는 시민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현재 확인된 부당 수령자에는 공무원 1800여 명, 사립학교 교직원 1500여 명, 군인 300여 명, 공사·공단과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직원 등 200여 명 등이다. 

대구시는 4월부터 5월까지 영세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등 43만4000여 가구에 긴급생계자금 2760여 억원을 지급했다. 시 자체적인 세출 구조조정, 신청사 건립기금 등을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중위소득 100% 이상인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공공기관 임직원 등이 신청을 하고 지급받은 것이다. 

대구시는 6월이 돼서야 사실을 파악하고 '환수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을 모르는, 공무원 가족이 신청한 사례가 대부분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지원하면서, 지원 대상이 아닌 가구에 잘못 지원한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명단을 입수해 환수 조처를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우리복지시민연합은 8일 성명을 내고 "긴급생계자금 부정수급 4천명 25억, 권영진시장은 경제부서에 서민경제 맡길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질타했다. 또 우리복지시민연합은 "권영진 시장은 판을 새로 짜라"고 고언했다. (아쉽게 '대구시장 사퇴하라'는 얘기는 없었다. '경제부시장 경질'을 요구했다)

이어 "코로나19 재난지역인 대구시가 너무 보수적으로 긴급생계자금 지원 기준을 정하는 바람에 남은 150억 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보도에 이어 긴급생계자금 제외 대상인 공무원과 교사, 공공기관 임직원 4천 명 정도가 부정수급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며 개탄하고 "대구시 긴급생계자금의 기준, 검증, 지원방식 등을 기획한 대구시는 끊임없이 제기된 혼선과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지난 3일 이를 전한 언론 보도를 인용한 후 '구체적인 환수 조치가 무엇인가'를 물었다. 

또 성명서는 "이 돈을 환수하려면 또 행정낭비는 불을 보듯 뻔한데, 부정수급한 이들에 대한 경위파악과 징계는 없다고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이해되지 않는 탁상행정의 전형이요, 자신의 과오를 덮는 것에 불과하다"며 "또 다른 문제는 선불카드와 온누리상품권으로 부정수급한 돈을 여입할 방법이다. 긴급생계자금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사용했다면, 어떻게 받아서 한번 지출된 세출 과목에 다시 입금할 것인지, 이에 대한 분명한 환수방법을 즉각 제시할 것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9일 오후 5시까지 대구시청 홈페이지나 권영진 대구시장 페이스북("어제(6.8) 우리시 확진환자는 0명입니다”)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아니면 찾기 힘들었거나. 이미 수령한 지원금을 다 쓴 경우에는 어떤 방법으로 회수할 지 묘안이 궁금하다. 한때 신천지 코로나 사태 때 온라인과 SNS를 떠돌던 '대구스럽다'와 '대구시스럽다'가 헛갈(햇갈)리는 상황이다. 

사진 : 권영진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쳐 외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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