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정당한 훈육이냐 가혹한 체벌이냐… 처벌 여부 판단 기준 정확히 알아야 [유상배 변호사의 아동학대와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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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정당한 훈육이냐 가혹한 체벌이냐… 처벌 여부 판단 기준 정확히 알아야 [유상배 변호사의 아동학대와 법률] 
  • 박홍규
  • 승인 2020.07.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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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법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나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등을 금지하며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아동학대 행위로 인해 아동에게 심각한 중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아동학대특례법에 따라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끊임없이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달 1일, 천안에서는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가두어 결국 숨지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가 수차례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여성은 가혹행위를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누가 봐도 잔혹한 학대 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은 경찰에 붙잡히자 아이가 거짓말을 해 훈육을 하는 차원에서 그 같은 행위를 했다고 핑계를 댔다. 

아동을 한 명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하기 보다는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시각이 강하게 남아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처럼 아동학대를 하다가 적발되었을 때 훈육 차원에서 실행한 일이라고 변명하는 경우가 많다. 민법상 친권자에게 ‘징계권’을 부여하고 있는 데다가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체벌해 온 역사가 길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다. 

유앤파트너스 유상배 검사출신 변호사는 “체벌과 훈육은 엄연히 다른 문제이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를 구분하지 않고 부모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곤 한다. 현재 법무부는 민법에서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체벌 금지 조항을 더해 아이들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려고 하고 있다. 법 개정이 완료되면 더 이상 자녀를 학대하고 훈육이라는 핑계를 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훈육할 때 신체에 체벌을 가하는 대신 ‘타임아웃’ 등의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잘못된 행동을 한 아동을 일정 시간 동안 정해진 장소에 격리해 반성하도록 하는 ‘타임아웃’은 아동학대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선진국에서도 널리 활용하는 방법이며 대표적인 훈육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 역시 격리 과정이나 방식이 잘못되어 아이들에게 불안감이나 공포를 줄 수 있다면 정서적 학대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4세 아동을 78cm 높이의 교구장 위에 40분간 올려둔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자신의 행위가 아동의 훈육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해당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아이가 불안감을 느끼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유상배 검사출신 변호사는 “정당한 훈육과 가혹한 아동학대는 행위의 유사성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유형력의 정도나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된 동기와 경위, 피해 아동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 당시의 상황 등 복합적인 내용을 고려하게 된다. 교육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을만한 정확한 행동지침이 없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억울한 상황이라면 변호인의 조력을 구해 자신의 행위가 훈육 범주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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