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역대급 오보 남발…원인은 '블로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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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역대급 오보 남발…원인은 '블로킹'
  • 허남수
  • 승인 2020.08.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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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지속되자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올 것으로 예상했던 기상청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기상청은 올해 여름이 평년보다 덥고, 7월 말과 8월 초 사이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6월 24일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장마는 8월 초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기온 또한 예년보다 선선했다.

기상청은 또 올해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보했지만, 강수량은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간 이유는 고위도 지역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온난 고기압인 이른바 '블로킹'이 발생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6월 말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블로킹에서 분리된 고기압이 북서진하여 북극에 정체하면서 고온현상이 발생하여 중위도 기압계의 변동이 커졌다"며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정체하여 따뜻하고 습한 공기인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고 일본 남쪽에 머무르면서, 정체전선이 주로 제주도 남쪽 해상~남해안에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의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마철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 잦아 낮 동안 기온이 오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로킹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올해는 장마 기간과 맞물린 데다 머무는 기간이 이례적으로 긴 점이 기상 예측을 어렵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가 틀렸다는 점을 인정하고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장기예보는 불확실할 수밖에 없고 단기예보를 수정하듯 장기예보도 최신정보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으니 이를 참고해달라"고 했다.

한편, 기상청은 지난해에도 오보 논란을 일으켰다. 작년 7월 태풍 '다나스'가 북상해 제주도에 강풍을 동반한 비가 예상된다고 예보했지만, 당일 항공기 운행이 어려울 정도의 비는 내리지 않았다. 당시 170편이 넘는 항공기들이 운항을 취소해 총 17억 원 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남수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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