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일 8.15 일왕 "과거를 돌아보면서 깊은 반성"... 전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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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일 8.15 일왕 "과거를 돌아보면서 깊은 반성"... 전쟁 반대
  • 이태문
  • 승인 2020.08.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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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적극적 평화주의" 언급, 8년째 '반성' '애도' 등 역사에 대한 언급 없어 대조적

8월 15일 일본의 종전(패전) 75주년 기념식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지난해에 이어 과거 침략전쟁에 대해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한 일왕은 "전후 평화로웠던 오랜 시간을 되돌아보며 우리의 과거를 반성하고 깊은 회한의 감정을 마음에 새기면서 전쟁의 폐해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전쟁 반대의 평화 메시지를 전했다.

올해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령자 참석의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크게 축소돼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 아베 총리 등 540여명이 참석했다. 이는 지난해의 10%도 안되는 인원이며, 1963년 기념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적은 규모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역사에 대한 반성과 주변국에 대한 애도의 뜻은 언급하지 않고 '적극적인 평화주의'를 내세우며 일본의 국제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전후 75년, 일본은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 길을 걸어왔다"면서 "적극적 평화주의 기치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 해결에 지금 이상으로 역할하겠다"고 밝혔다.

일왕의 '깊은 반성'이란 표현은 현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이 종전 70주년이던 2015년 행사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아베 총리의 '적극적인 평화주의'는 자위대 근거 조항을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하면서 그 명분으로 의회 연설 등에서 자주 언급하는 표현으로 패전일 행사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올해 기념사에는 '역사'라는 단어를 한번도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듯이 지난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 이래 역대 총리가 반복해온 '깊은 반성'과 '애도의 뜻' 등 주변국에 대한 책임을 8년째 언급하지 않았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gounsege@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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