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공채출신의 벽이 높은 금융계에서 계약직으로 입사해 부서장까지 승진한 사례가 나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계약직으로 입사한 직원 6명을 부서장 및 사무소장 등 간부직에 임명했다고 24일 밝혔다. 계약직 출신이 부서장에 임명된 것은 지난 2005년 한국기업데이터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이달 초 부서장 자격요건을 '4급 이상 일반직'에서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으로 확대했다. 부서장 직책수당에 관한 규정도 개정해 계약직 출신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직책수당을 받도록 했다.
기업데이터 관계자는 "능력과 자질만 있으면 누구나 간부가 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부서장 진입장벽을 철폐하며 직장 내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정기 인사발령에서 계약직 출신이 핵심 부서인 신용평가센터 및 기술평가센터, AI·콘텐츠부, 기술가치평가팀, 청주사무소, 경기남부사무소 등의 부서장으로 발령받았다. 주요 부서장에는 이철우 기술평가센터장, 박재광 신용평가센터장, 신승철 AI·콘텐츠부장이 선임됐다.
송병선 한국기업데이터 대표이사는 지난해 전문직 직군을 신설해 14년 만에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를 실시했다. 작년 3월 이후 현재까지 계약직 직원 102명이 전문직으로 편입됐다. 송 대표이사는 "직군과 관계없이 능력과 자질만 뛰어나면 누구나 부서장에 발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용보장, 처우개선 등 기존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책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라며 "능력 위주의 인사를 통해 폭넓은 인재 발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기업데이터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