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롭스, 변혁 없으면 황금알 거위 아닌 신동빈의 '계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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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롭스, 변혁 없으면 황금알 거위 아닌 신동빈의 '계륵'
  • 황찬교
  • 승인 2020.09.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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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스토어는 1999년 CJ제일제당 내 사업부에서 시작됐다. 90년대 말 당시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 부츠, 마츠모토 키요시 등 '드럭스토어'가 흥행하는 것을 보고 국내 의약품 판매 규제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의약품은 제외하고 화장품에 집중해 '올리브영'이라는 이름으로 '한국형 드럭스토어' 모델을 제시한 것이 시초다.

이후 올리브영은 점포 확장과 차별화된 상품 발굴에 힘입어 올리브영 매출은 2014년(5800억), 2015년(7603억), 2016년(1조 1270억)까지 매년 수직상승했다. CJ그룹 내 최대 수익원으로 급부상할 만큼 위상이 달라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이에 랄라블라, 롭스, 왓슨스, 부츠 등 경쟁업체들이 출현하면서 H&B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 가까이 성장했다. 2020년 4월말 현재 올리브영 매장은 1260개, 랄라블라 140개, 롭스 112개 등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업계 1위 견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올리브영을 제외한 랄라블라와 롭스 등은 치열한 경쟁과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약화로 적자폭이 확대돼 그룹 내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가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17일 현재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28% 줄었다. 영업손실은 95억원으로 전년(81억원)보다 적자폭이 14억원 가량 늘었다. 매장 수는 2017년 186개에서 2018년 168개, 올해 140개까지 줄었다.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롭스 상황은 더 어렵다. 롭스가 포함돼 있는 롯데쇼핑 기타 사업부문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915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55% 감소했고 영업적자 1295억원으로 전년(186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약 7배 가량 확대됐다. 지난해 131개였던 매장 수는 현재 112개로 줄었다. 올해 19개 매장을 정리했고 추가로 6개 매장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위 올리브영의 독주체제(2분기 점유율 50.9% 추정)는 쉽사리 깨지지 않고 있고, 소비 중심축은 온라인몰로 이동하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주를 이루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벼랑 끝에 놓인 롭스는 점포를 줄이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이 난관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지난달 화정점을 건강기능식품 특화매장으로 전환했다. 기존 매장보다 건강기능식품 구성비를 6배 늘리고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건강기능식품 상품수를 50% 이상 늘렸다. 

윤회진 롭스 상품부문장은 당시 "롭스 화정점을 통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앤뷰티 전문 매장으로 입지를 한층 더 키울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롭스만의 차별화된 매장을 선보이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롭스는 지난 5월 롭스 온라인몰에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선물하기는 상대방 주소를 몰라도 연락처만 알면 모바일로 롭스 온라인몰의 전 상품을 간편하게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다. 롭스 관계자는 "서비스 론칭 이후 이용 고객이 매달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8월 한 달간 선물하기 주문 건수는 첫 달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H&B스토어가 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데는 국내 화장품 트렌드가 급변한 영향이 크다. 하나의 브랜드를 고수하기 보단 다양한 제품을 통한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는 현 세대의 소비문화가 H&B의 성장을 주도했다. 때문에 아모레퍼시픽 등 코스메틱 대기업들도 기존 로드숍 중심에서 체험형 편집숍 매장 전환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추세다.

올리브영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해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국내시장에 맞게 의약품을 제외한 화장품에 집중하는 등 우리만의 '한국형 드럭스토어'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입지를 공고히 한 측면이 있다. 롯데쇼핑의 롭스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롯데'만의 성공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도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쇼핑으로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역점사업인 '롯데온(ON)' 역시 출범 5개월이 지난 현재 입지는 궁색할 정도다. 롯데그룹의 절대적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롯데쇼핑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 전략이 무엇이었든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는 변혁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황금알이 계륵으로 전락할 위기다.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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