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무릎, 로봇으로 더욱 정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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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무릎, 로봇으로 더욱 정확하게
  • 박홍규
  • 승인 2020.09.28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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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대이동으로 코로나19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대이동 자제를 권고하며 ‘비대면 명절’이 예상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기를 피해 미리 성묘를 다녀오거나 온라인성묘를 운영하는 등 올해 추석 명절은 가족.친지지들끼리 모이는 것을 피하는 분위기다. 명절은 오랜만에 부모님을 찾아 뵙고 건강도 살펴볼 수 있는 적기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힘들어 예년보다 더욱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은 65세 이상의 어르신 5명 중 4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기에 대부분의 부모님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통 받을 확률이 높다. 퇴행성 관절염은 통증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조차 힘들게 되면 우울증까지 생길 수 있고,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만성질환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부모님이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고는 앉았다 일어나기를 제대로 못하거나 몇 발자국 걷는 것도 힘들어할 경우, 가만히 앉아있어도 아프고, 통증으로 밤새 잠을 못 잘 경우에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 받았다면 미루면 안 된다. 수술이 두려워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수술 후 예후도 안 좋고 회복도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 집도 모습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명절 끝난 후 자녀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는데 인공관절 수술을 얘기하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회복이 더딜까, 수술 후에 아프지 않을까를 걱정하신다”며 “주로 고령에 수술을 받게 되는 만큼 수술 후 통증이나 회복 속도를 걱정하게 되는데 의료기술의 발달로 환자 만족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확도를 한층 높인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수술에 따른 출혈과 수술 후 통증을 줄여줘 회복이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축 맞추니 출혈량 감소…회복도 빨라져
손상된 연골을 제거하고 특수 금속 및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인공관절 구조물을 삽입하는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고관절부터 무릎 관절, 발목 관절로 이어지는 다리 축을 정상 각도로 정렬하는 것은 운동기능 회복, 다리 교정, 인공관절의 조기 마모 방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축 정렬을 위해 무릎 뼈에 구멍을 길게 내 기구를 고정해 맞추게 돼 그만큼 출혈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마코(Mako™)’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3D 기반의 CT 결과를 이용해 환자의 다리 축을 측정한다. 이후 의사가 환자의 다리를 움직여 보며 수술 계획을 조정할 때도, 무릎의 굴곡 및 신전에 따른 축의 변화를 3D 화면으로 실시간 확인하며 가상 수술을 해볼 수 있다. 이처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뼈에 구멍을 내야 가능했던 다리 축 정렬을 컴퓨터 프로그램의 정확한 수치로 해결함으로써 출혈량을 줄일 수 있다. 출혈량이 줄어들면 수술 후 회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되므로 고령 환자가 느끼는 부담이 적다.

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고령 환자 수술 시 출혈량이 줄어들면 수혈도 줄어 감염이나 합병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고,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며 “사전에 3D CT로 환자의 다리 축을 한눈에 살펴보고, 수술 전 무릎 움직임에 따른 축 변화를 확인한 후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정확도도 더 높다”고 말했다.

◆ 조직 손상 방지하는 정밀 절삭, 수술 후 원인 모를 통증 줄여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서 뼈 절삭은 집도의가 로봇 팔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한층 정교한 결과를 낸다. 이때 수술의 정확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기술이 바로 ‘햅틱(Haptic)’ 기능이다. 햅틱이란 사전에 계획한 범위 내에서만 절삭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수술 부위 주변으로 가상의 접촉경계면인 햅틱 존이 형성돼, 로봇 팔이 경계 밖으로 이탈 시 자동으로 기기 작동이 중단된다. 관절 뼈를 사전 계획에 맞춰 0.5mm 미만의 오차로 절삭할 수 있음은 물론, 근육이나 신경, 인대 등 관절 주변 정상적인 조직의 미세 손상까지 방지하기 때문에 수술 후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원인 모를 통증과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 결과를 비교 분석한 연구를 통해 로봇 수술의 정밀성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국제 인공관절 수술 학회지 'The Journal of Arthroplasty'에 실린 영국 런던 대학병원 정형외과와 런던 프린세스 그레이스 병원 정형외과의 공동 연구 논문 '기존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수술 시 뼈와 연부조직 손상 비교(Iatrogenic Bone and Soft Tissue Trauma in Robotic-Arm Assisted Total Knee Arthroplasty Compared With Conventional Jig-Based Total Knee Arthroplasty)'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 결과에서 일반 인공관절 수술 대비 관절 주변 조직이 적게 손상됐으며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의 절삭이 더 정교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동현 병원장은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면 주변 연부조직의 미세한 손상을 방지해 수술 후 통증을 줄일 수 있고 이로 인해 보다 수월하게 재활 치료에 임할 수 있어 무릎 기능 회복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퇴행성 관절염 환자 약 300명을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자녀들에게 병을 숨겼다고 답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극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이 수술을 망설이는 이유 중에는 통증과 회복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비용부담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로봇수술의 경우 수술에 필요한 재료대가 인정비급여로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150~20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데 현재 힘찬병원에서는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덜고자 최대 50% 인하된 재료대 금액으로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남수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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