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Free!] 두 개의 팬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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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Free!] 두 개의 팬데믹
  • 박주범
  • 승인 2020.11.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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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가 미세먼지를 줄였다? 

올해만큼 지인들 인스타그램에 맑은 하늘 사진이 자주 올라 온 해가 있었을까. 서울 하늘이 어릴 때 보던 하늘로 돌아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실제로 최근 3년 월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조사하면 올해 미세먼지 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몇 차례 보도되기도 했다. 딱 9월까지였다. 10월 20일 이후 날씨앱에는 다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떴다.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 신영수 서기관은 환경부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미세먼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시민들의 생활 속 작은 실천, 예를 들어 매연 차량 이용보다 자전거, 전기차 등을 이용하면 대기질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신 서기관은 정부는 5년간 20조원을 투자하는 범부처 5개년 계획을 실행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아, 그럼 되겠네요"라고 대답하기 힘들다. 왼쪽 다리 다쳤는데 오른쪽 다리 깁스한 기분이랄까. 뺨 맞았는데 뺨이 아프지 않도록 앞으로 뺨을 단련하면 어떻겠냐는 처방을 받은 것 같은 슬픔까지 느껴진다.

우리나라 하늘이 올 들어 몇 달 맑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진 때다. 그러던 하늘이 다시 오염됐다. 중국에서 난방을 시작했고 북서풍이 부는 계절이 왔기 때문이다. 원인과 결과가 명백한데 여전히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인가. 중국에 강력하게 어필하는 외교적 결단은 여전히 우리 국력으로는 머나먼 일인가. 

미세먼지는 2013년에 WHO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되었고, WHO는 매년 대기오염으로 700만명 이상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는 작년 뉴스들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신 서기관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미세먼지 심각성면에서 1, 2위 다투고 있어, 각 산업 부분의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대기 오염은 광역성을 가져 미국과 캐나다 간 체결 협약과 같은 국가간 노력도 필요하다”고 중국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는 미국, 유럽은 물론 가까운 일본에 비해서도 성공적으로 코비드 팬데믹에 대응하고 있다. K방역을 부러워하는 나라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에겐 싸워야 할 팬데믹이 하나 더 있다. 코로나로 잠시 잊을뻔했지만 우리에겐 미세먼지라는 오랜 재앙이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날씨가 추워지면 화석연료 난방 의존도가 높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할 수 있다”며 “올해 겨울은 날씨가 추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면서 중국발 스모그가 유입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랬는데, 시야가 흐린 날 서쪽을 보고 자꾸 인상을 쓰게 된다.

이에 반해 중국발 미세먼지가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구독자 12만명을 보유한 부동산분석왕TV는 “월가의 투자자들은 인공위성을 띄워 실물 경제를 파악하고 경제 환경을 분석하는데, 중국은 급격히 경제가 몰락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와 산업이 위축되면 미세먼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글로벌 분업화가 무너지는데 의료 산업, 반도체 등 전략산업부터 탈중국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랬는데, 이런 전망에 자꾸 소원을 빌게 된다.

글. 이인상 칼럼리스트. 항상 세상과 사람과의 소통을 꿈꾸고 있다. 현재 문화미디어랩 PR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LG그룹 • 롯데그룹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dalcom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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