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가 소진되어 오늘은 조기 마감하였습니다"[박주범의 마음 1칸1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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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소진되어 오늘은 조기 마감하였습니다"[박주범의 마음 1칸1컷]
  • 박주범
  • 승인 2020.12.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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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시경 을지로지하상가 한 음식점 문에 붙어있는 '조기 마감' 소식

"재료가 소진되어 오늘은 조기 마감하였습니다"

더 이상 이런 글은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폐업 글만 무수히 봤던 터라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 모른다.

서울시청에 들러 사무실로 가기 위해 지하상가길을 통해 을지로3가역으로 걸어가던 길이었다. 실은 처음엔 또 다른 폐업 글인가 살펴봤다. 너무 반가웠다.

음식점 장사가 잘 된다는 글에 오늘 하루가 신나는 하루가 되었다.

"아니, 뭘 찍고 있는 거예요?"

사진을 찍고 있는 기자에게 가게 사장님과 일하시는 아주머니 두 분이 '조기 마감'된 음식점 문으로 들어오시며 물어본다.

"요즘 장사 안 된다는 글만 보다가 이렇게 장사 잘 된다는 것을 보니 너무 반가워서 찍었습니다."

"그럼 막 찍으세요. 더 찍으시구요.^^"

8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생계를 위협받고 계신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매우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 경제·사회 전체가 마비되기 전에, 지금 잠시 멈추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 설명을 하며 "우리 경제가 코로나19를 떨치고 일어나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간절한 희망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단 총리만의 마음뿐이겠는가. 모두의 마음이 "재료가 소진되어 조기 마감한다"고 외치고 싶지 않을까.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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