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밥 주는 곳 아니냐" 무료급식소에 벤츠 타고 찾아온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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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밥 주는 곳 아니냐" 무료급식소에 벤츠 타고 찾아온 모녀
  • 허남수
  • 승인 2020.12.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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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녀가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무료급식소에 찾아와 도시락을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Vincenzo Bordo)가 13일 페이스북 계정에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이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 신부에 따르면 노인과 그의 딸은 벤츠를 타고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어서 도시락을 받아가려고 했다. 이에 김 신부가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니까 여기에 오면 안된다. 도시락이 모자란다"고 하자 여성은 "이분은 저희 어머니이시고, 여긴 공짜 밥 주는 곳 아니냐. 왜 막냐"며 따졌다.

김 신부가 재차 "도시락은 노숙인들을 위한 것이다. 아주머니와 할머니 때문에 다른 분들이 먹지 못 한다"고 했으나 이 여성은 계속해서 도시락을 받아가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신부는 "저는 이분들의 행동과 말에 기분이 매우 나빴다. 이분들의 행동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고, 이분들의 말은 우리 친구들을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라며 "요즘처럼 코로나 시기에, 우리가 ‘모두’를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겠지만, ‘나’만 생각한다면 사회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나의 집이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식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한 끼일지 모르지만,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김 신부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1990년 국내에 들어왔으며 199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안나의 집 대표를 맡고 있다.

허남수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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