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Free! 신간] '70년대생이 운다'...꼰대 리더를 향한 위로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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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Free! 신간] '70년대생이 운다'...꼰대 리더를 향한 위로와 공감
  • 박주범
  • 승인 2020.12.28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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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미팅은 왜 하나?"
"듣기를 목숨처럼 여겨라!"
"지적질 말고 피드백하라"

기억나는 CEO 한 명을 꼽으라면 생각나는 딱 한 분이 있다. 책 '70년대생이 운다'(박중근 저, EBS북스)를 읽으며 오랜만에 그 분 생각이 났다.

'그 분'이 주재하는 중역 회의에 1년 정도 배석하면서 '저런 만화 같은 캐릭터가 현실에 정말 있구나' 했다. 그 분은 그룹 내 소위 떠오르는 젊은 사장이었다. 냉철하게 핵심을 파고 들고, 조직의 사소한 관행도 '왜'라는 질문으로 뿌리부터 뒤흔드는 사람. 여러 '사장님'을 모셔봤지만 그 분이 찐 사장이었다. 

그는 달랐다. 여러 날 밤새워 만든 보고서가 늘 무색했다. 그 분에게 핵심을 찔리면 모든 '보고를 위한 보고서'의 논리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처음으로 돌아갔다. 고통스럽지만 체질부터 바꾸지 않으면 다음 보고 때 들어갈 수 없었다.

조직이 크든 작든 수많은 소통 실패와 비효율이 존재한다. '70년대생이 운다'는 꽉 막혀 꼼짝 못하는 사거리에 나타난 교통 경찰 같은 책이다.

외국계 회사에서 오랜 기간 리더로서 경험을 쌓은 저자와 그 호랑이 사장님의 첫번째 공통점은 '메모광'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누구의 말이든 경청하면서 뭔가를 적고, 줄을 긋고, 박스를 만들고, 넘버링을 한다.

두번째 공통점은 '현장형'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저자는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실무에서 부딪히는 사례들을 꼼꼼히 재현하면서 '꼰대'와 '리더'의 차이를 설명한다. 드라마 미생은 실제 종합상사에서 근무 경력을 쌓은 최훈민 자문이 있었기에 디테일마다 공감을 살 수 있었다.

책 '90년대생이 온다'를 본 사람이라면 '70년대생이 운다'를 꼭 봐야한다. 안 본 사람이라면 '70년대생이 온다'를 먼저 봐야 한다. '라떼'도 다 같은 '라떼'가 아니란 걸 아는 게 리더십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글. 이인상 칼럼리스트. 항상 세상과 사람과의 소통을 꿈꾸고 있다. 현재 문화미디어랩 PR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LG그룹 • 롯데그룹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한국면세뉴스에 일과 삶을 함께 고찰하는 'Work Free!' 코너를 매주 연재하고 있다. dalcom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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