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Free!] 700년 후 한국, 이 비싼 아파트에 누가 살고 있을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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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Free!] 700년 후 한국, 이 비싼 아파트에 누가 살고 있을까(2)
  • 박주범
  • 승인 2020.12.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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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신생아실. 사진=KBS뉴스 캡처
비어 있는 신생아실. 사진=KBS뉴스 캡처

(지난 주 1편에서 이어집니다)

한국의 신생아 출산율은 세계 198개국 중 이미 최저인데, 올해 합계출산율 0.8명 대 진입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출산율을 이대로 이어간다면 700년 후에 지구상에서 한국인이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멸족 위기에 처한 우리 사정을 인구학자들에게 하소연 하면 매우 쿨한 답변이 돌아올 것 같다. 장 아무개 교수는 오히려 인구 감소를 위기라고 말하는 현 상황에 대해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그는 “위기라면 누구의 위기인가”라고 되묻는다. 인구 감소는 사회의 위기가 될 수 있지만 개인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학 관점에서도 인구 감소는 인간을 제외한 생태계 대부분에 반가운 일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왜 한국인이 종족 유지를 중단해야 하나. 인류의 합리적인 개체수 관리를 위해, 대자연의 번영을 위해, 하필 왜? 우리가 사라져야 하나.

갈매기의 출산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갈매기 부부들의 이혼율이 높아진 것을 분석했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 결과였다. 일부일처제인 갈매기는 하루에 정확하게 12시간씩 집안일과 바깥일을 나눠서 한다. 한 마리가 밖에 나가 먹이를 물어오는 동안 다른 한 마리는 둥지에 앉아 알을 품는 식이다. 그런데 갈매기 네 쌍 중 한 쌍이 일년을 넘기기 무섭게 이혼하는데, 관찰해보니 교대시간이 길고 시끄러웠던 부부가 이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에서 물고기 잡아오는 게 고달프기 때문에 암컷, 수컷이 서로 더 둥지에 남아 있으려고 하는데 교대할 때 갈등을 겪은 갈매기 부부는 다음해 다른 짝을 만난다는 것이다.

집세를 내기 위해, 집 담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예비 엄마들은 취업, 창업, 알바에 나서고 있다. 노동 시간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렇다고 가사를 놓을 수도 없다. 예비 아빠들은 어떤가. 세계보건기구(WHO) 통계 자료를 보면 전 세계 남성 20~30대 사망률은 여성 사망률의 2~3배지만 40~50대가 되면 사망률이 줄어들어 여성과 비슷해진다. 그런데 한국은 다르다. 40~50대 남성 사망률이 높다. 새벽같이 나가면서 잠자는 아이 얼굴 한 번 보고 야근하고 돌아오는 삶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따지는 조혼인율은 4.7건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또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말하는 조이혼율은 2.2건으로 전년보다 0.1건 늘었다. 이 버거운 삶 속에서 출산율이 오를 수 있을까. 그래서 출산율 세계 최저는 삶의 질 세계 최저를 의미한다.

사람은 자기 아이를 키우며 자기 어린 시절을 비로서 본다. ‘나’라는 생명이 태어나고 ‘나’라는 존재가 입으로 먹을 것을 가져갔던 걸 아이가 재현한다. 눈을 깜빡여 세상의 모든 신기한 것들을 촬영하고 오묘한 소리들을 입으로 재생하던 그때로 아이가 시간을 리와인드(rewind)하는 것이다. 

'우리의 생명 유지에 대한 본능을 되살릴 방법은 없을까' 하는 사이, 지난 주에도 아파트 값은 올랐다.

글. 이인상 칼럼리스트. 항상 세상과 사람과의 소통을 꿈꾸고 있다. 현재 문화미디어랩 PR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LG그룹 • 롯데그룹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dalcom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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