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늦어야만 했나?'... 3월 아동학대 '즉각분리제도' 시행 [민병권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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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늦어야만 했나?'... 3월 아동학대 '즉각분리제도' 시행 [민병권의 딴짓딴지]
  • 민병권
  • 승인 2021.01.20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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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신고가 접수되고도 보호자 진술에만 의존해 16개월 된 아동은 양부모와 분리되지 못해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경찰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제기됐고 대한민국 부모들은 오열했다. "정인아 미안해~"

유은혜 사회부총리는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고 대책도 미흡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정부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현장에 하루빨리 아동학대 대응 체계가 안착되도록 인력 확보와 시설 확충에 더 속도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경우 피해 아동을 즉시 분리·보호할 수 있는 '즉각 분리제도'를 3월 30일에 시행한다"며,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하는 양형기준 개선 제안서를 마련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동학대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였다. 다만 최근에 또다시 불거졌을 뿐이다. 그때뿐인 정부 대책은 사람들의 관심이 희미해지면 그 뒤를 이어 사라져버렸다. 

"오늘은 혼나지 않았으면..." 쿵쾅거리는 심장소리... 쪽잠조차 청하기엔 온통 두려운 생각뿐이다.

지난 11일 음식을 훔쳐먹었다는 이유로 칼바람이 부는 한파에 내몰린 6세 아이. 아이가 입은 것이라곤 내복이 전부였다. 밖에서 떨고 있는 아이는 행인에 의해 발견됐고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친모와 분리 조치 후 아동보호시설에 입소시켰지만 이전에 학대 신고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6세 여아가 남긴 말은 "엄마가 음식을 먹었다고 집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가 전부였다. 

지난 2015년엔 경찰청이 전국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의 아동학대 실태를 전수조사해 61명을 사법처리하고 2명을 구속한 일이 있었다. 수사의 발단은 인천어린이집에서 벌어진 보육교사 상습 학대가 계기였다. 당시 전수조사 과정에서 강원도 한 어린이집에선 허락 없이 떡을 먹었다는 이유로 보육교사가 손바닥으로 아이들을 10개월간 폭행한 일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경찰청은 "앞으로 아동학대 담당 경찰관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아동학대 인식전환과 조사기법 교육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년여가 흘렀다.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경찰청의 대응은 왜 이런 결과를 낳게 했을까?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229개 시군구에 664명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배치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공무원의 조사를 거부하게 되면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667명 배치. 언뜻 보면 많은 숫자 같지만 시군구 대비 나누기를 해보면 한 개 시군구에 3명도 되지 않는 인력이다. 거기에 해당 공무원들에 대해선 초과근무 상한을 57시간에서 70시간으로 늘리겠다고 정부는 발표했다. 아마도 전담 공무원 자격요건에 "초능력이 있어야 함"이란 항목이 있는 듯하다.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 그리고 인력 확보를 통한 적극 대응을 약속했던 5년 전 경찰청. 결국 다시 발표되는 사후약방 대책들. 일련의 반복되는 사건과 대책들 속에 국민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 이번만큼은 양치기 소년이 되지 말아야겠다.

양부모라 학대하고, 남의 자식 맡아주는 보육교사라 학대하고, 내 자식 내가 알아서 교육한다며 학대하고... 그런 건 아니였을텐데, 제발 그러지들 말자. 

아침에 눈을 뜨면 행복이어야 할 축복이 두려움으로 생채기 날 반복되는 하루일 뿐이라면 이 모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 전담 공무원과 수사인력만 탓하기엔, 스스로 방관자적 비겁함이 있어 핏대 높여 그들을 탓하지도 못할 노릇이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6세 아동에게 읍소했는지도 모른다. 과연 아이들을 보호할 책임은 특정 공무원에게만 있었던 것일까? 

나에게 묻는다. "이슈가 되면 관심 갖고 분기탱천해도 또 잊어 버릴거지?" 미안한 마음도 부끄러운 그것도 나의 몫이 아닐런지. 울컥하는 뜨거움은 어쩔 수 없는 '덤'이다.

사진=픽사베이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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