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바뀐 쌍둥이 작품, '살바토르 문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묻다 [민병권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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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바뀐 쌍둥이 작품, '살바토르 문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묻다 [민병권의 딴짓딴지]
  • 민병권
  • 승인 2021.01.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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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폴리 산 도미니크 마지오레 박물관에서 르네상스 거장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가 도난당했다. 코로나19로 폐쇄됐던 올해 1월경 도난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측은 도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예수 초상화로 알려진 '살바토르 문디' 그림은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000억 원)에 낙찰됐다. 

그런데 이번에 도난당한 작품은 알고 보니 진품을 모사한 복제품이었던 것이다. 제작 시기에 대해선 신성로마제국 시대 찰스 황제 5세의 고문이자 수행원이었던 지오바니 안토니오 무세톨라 (Giovanni Antonio Muscettola)가 나폴리로 가져오기 전 로마에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1510년대 말 다빈치의 화실에서 그려졌을 것으로 학계에선 추측하고 있다. 

이탈리아 경찰청이 도난당한 '살바토르 문디' 작품을 되찾았다.
이탈리아 경찰청이 도난당한 '살바토르 문디' 작품을 되찾았다.

복제품을 소장하고 있던 나폴리 박물관에 따르면 작가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여러 가설이 있지만 가장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은 다빈치의 제자이자 보조였던 지롤라모 알리브란디( Girolamo Alibrandi)가 실제 작가였을 것이란 이론이다. 

그가 그린 복제품은 신성로마제국 시대 찰스 황제 5세의 고문이자 수행원이었던 지오바니 안토니오 무세톨라 (Giovanni Antonio Muscettola)가 나폴리로 작품을 가져오기 전 로마에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왜 진품도 아닌 복제품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을까? 

이 복제품은 로마의 한 박물관에서 열린 "Leonardo in Rome" 전시회를 위해 로마에 임대됐다가 다시 나폴리로 돌아왔는데, 당시 전시회를 주최한 로마 박물관은 이 복제품에 대해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진품을 완벽하게 복제한 위대한 작품이다"라고 소개를 했다. 하지만 작품을 빌려준 나폴리 박물관은 이 복제품이 살바토르 문디 진품의 그림 초안이라고 주장했다. 

5000억 원이란 역사상 가장 비싼 경매가로 낙찰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진품에 대해서도 학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유는 그의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최소한 그의 제자들도 참여했을 것이란 가정과 다빈치가 작품에 얼마나 참여했는지에 대한 고증 때문이었다.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大 미술사 학자이자 레오나르도 연구자인 매슈 랜드루스 교수는 "다빈치는 작업에 20-30%만 참여하고 작품의 상당수는 제자 베르나르디노 루이니가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살바토르 문디의 화가는 다빈치가 아닌 '다빈치와 그의 조수들'이라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매슈 교수는 살바토르 문디에 대해 "화실 제자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다빈치 작품"이라며 "특히, 그의 제자 베르나르디노 루이니의 도움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디자인과 마무리 채색은 다빈치가 하고 나머지는 제자들이 참여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당시에는 이러한 '공동작업'이 미술계의 흔한 전통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때 영국 찰스 1세가 소장했던 이 진품은 몇 백년을 돌고 돌다가 1958년 경매에 다시 모습을 나타냈지만 다빈치의 모사품으로 인정돼 단돈 61달러 (한화 7만 원)에 거래됐다. 

만약 학계가 나폴리 박물관이 소장한 살바토르 문디 복제품의 손을 들어 주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레오나르도씨 다빈치님에게 묻고 싶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초상화

사진=CNN캡쳐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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