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시민단체, 김종철 형사고발 유감…내 의사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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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시민단체, 김종철 형사고발 유감…내 의사와 무관"
  • 김상록
  • 승인 2021.01.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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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장혜영 의원
정의당 장혜영 의원

시민단체 '활빈단'이 성추행 혐의로 사퇴한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를 경찰에 고발한 가운데, 김 전 대표의 성희롱 피해자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저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가해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한 것에 아주 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피해당사자로서 스스로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상을 회복하고자 발버둥치고 있는 저의 의사와 무관하게 저를 끝없이 피해 사건으로 옭아넣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장 의원은 "사법체계를 통한 고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가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선택이다.  이미 가해자의 시인과 공당의 절차를 통해 제가 겪은 일이 성추행이라는 것이 소명되었다"며 "나아가 이에 대한 공동체적 책임, 나아가 사회적인 책임을 묻는 과정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만으로도 이미 입에 담을 수 없는 부당한 2차 가해가 일어나고 있다. 이미 이렇게 부당한 2차가해에 시달리고 있는 제가 왜 원치도 않은 제3자의 고발을 통해 다시금 피해를 지난하게 상기하고 설명하며 그 과정에 필연적으로 수반될 2차 가해를 감당해야 하나?"라며 "해당 시민단체의 행동은 저의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기는 커녕 오히려 방해하는 경솔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범죄가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개정된 취지는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권리를 확장하자는 것이지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다. 형사고소는 피해자가 권리를 찾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사법처리를 마치 피해자의 의무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또다른 피해자다움의 강요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입으로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말하면서 실상은 피해자의 고통에는 조금도 공감하지 않은 채 성폭력 사건을 자기 입맛대로 소비하는 모든 행태에 큰 염증을 느낀다. 성폭력과의 싸움은 가해자와의 싸움이자, 가해자 중심주의와의 싸움이자, 발생한 성폭력을 공동체적 성찰의 계기로 삼는 대신 원색적인 뉴스거리로 소비하는 지긋지긋한 관행과의 싸움이기도 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끝으로 "저는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 어떤 피해자다움에도 갇히지 않은 채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우리 사회가 이것보다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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