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적자전환으로 상장 '빨간불'...업계, "이상호 사장,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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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적자전환으로 상장 '빨간불'...업계, "이상호 사장, 발등에 불"
  • 황찬교
  • 승인 2021.02.05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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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이상호 사장
11번가 이상호 사장

상장을 추진 중인 11번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3일 SK텔레콤의 영업실적 공시에 따르면, 11번가의 2020년 실적은 연간매출액 5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억원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2019년 이상호 사장의 내실경영을 통해 8년만에 14억원의 흑자를 이뤘지만, 불과 1년만에 '도루묵'이 된 것이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2020년 1분기와 2분기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해 1분기 매출은 1297억원으로 전년대비 128억원, 2분기에는 1283억원으로 14억원이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1분기에 48억 원, 2분기에는 50억원 손실을 보였다.

반면 3분기에는 매출액 1357억원과 영업이익 14억원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해 분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분기 14억원의 적자를 보이는 바람에 연간 98억원의 적자로 2020년을 마감했다.

11번가의 2019년과 2020년 분가별 실적
11번가의 2019년과 2020년 분가별 실적

온라인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2018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 H&Q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 받았다. 당시 투자조건이 5년 내 상장하거나 투자자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SK텔레콤은 지난해 실적 자료에서 "올해 원스토어를 필두로 ADT캡스, 11번가 등의 상장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아마존이 11번가 지분 참여 약정을 SK텔레콤과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아마존은 11번가의 IPO(기업공개)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고 일정 수준의 지분을 가지게 되는 구조다.

온라인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1번가는 채권자, 투자자들과의 약속 때문에라도 반드시 상장해야 할 처지다"며, "이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는)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과 달리 '짠물경영'을 수 년째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 상장 요건 중 하나가 3년간 흑자 유지 조건이 있다"며, "2019년에는 작은 금액이나마 흑자를 기록했으나, 작년 100억 가까운 적자로 이상호 사장 등 경영진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의 최근 상황에 대한 질의에 대해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등의 분야에서 손실이 예상보다 컸다"며, "매출과 이익이 지속 성장하고 있어 현재 고무적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경영기조는 작년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K텔레콤의 발표와 달리) 11번가는 기업 공개를 2023년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1조1234억원으로 전년(135조2640억원) 대비 19.1% 증가했다. 모바일쇼핑은 108조6883억원으로 67.4%를 차지했다. 최초로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60조 원를 넘어섰으며, 모바일쇼핑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 역시 최초다.

2020년은 대부분의 온라인 유통기업들이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린 한 해였다. 거래와 매출이 증가함과 동시에 이익이 늘거나 적자폭을 줄인,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온라인유통이었다. 

그런데 유독 11번가만 한 마리의 토끼도 잡지 못한 형국이다. 경쟁사들은 20% 가까운 성장을 이룬 사이,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 2%대 매출 성장에, 영업손익마저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시장의 우려를 타개하고 상장의 초석을 다져야 하는 이상호 사장에게 2021년은 가혹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11번가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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