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家, '辛 3인방'의 끈끈한 우애...내부거래 통한 '배당금' 챙기기는 '신동원 부회장님 책임경영(?)' [민병권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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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家, '辛 3인방'의 끈끈한 우애...내부거래 통한 '배당금' 챙기기는 '신동원 부회장님 책임경영(?)' [민병권의 딴짓딴지]
  • 민병권
  • 승인 2021.03.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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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를까? 아마 대부분 '농심 辛라면'을 떠올릴 듯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라면 매출 또한 덩달아 급증했다. 역대 최고치라고 봐도 될 성 싶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6398억원으로 전년도(2조3439억원)보다 12.6% 늘었다. 영업이익은 무려 103.4% 급성장한 1603억원을 거뒀다. 농심이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5년(1182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당연한 얘기지만, 라면매출이 상승하면 라면 포장재 매출도 함께 상승한다. 

농심 오너家 이야기를 해보자.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퇴임으로 장남 신동원 농심홀딩스 부회장,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으로 그룹 재편 및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좌측부터) 신동원
(좌측) 장남 신동원 농심홀딩스 부회장,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업계 일각에서는 이들 3형제가 오너家라는 점을 활용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의 결과로 엄청난 배당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율촌화학과 태경농산이 있다. 이들 계열사는 농심에 고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이다. 농심과의 기업 간 거래 비중이 커지면 커질 수록 오너 일가 지갑도 두둑해진다. 참 끈끈한 형제 간 우애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심과 율촌화학의 내부거래 규모는 2015년 1893억원, 2016년 1620억원, 2017년 1539억원 등 감소하다가 2018년 1588억원, 2019년 1643억원 등으로 다시 증가했다. 농심에 대한 매출 비중으로 살펴보면 2017년 31.26%, 2018년 32.85%, 2019년 40.2%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율촌화학은 농심에 제품 포장재를 전담 공급하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밝힌 태경농산과 농심의 내부거래를 살펴보면 2016년 2038억원, 2017년 1979억원, 2018년 1953억원 이다. 2018년 태경농산의 매출액 대비 농심에 대한 매출 비중은 56.28%에 달한다. 

농심그룹은 3개의 상장사인 농심·농심홀딩스·율촌화학과 농심캐피탈·엔디에스 등 15개의 비상장사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비상장사는 농심 3형제가 분할해 지배하는 방식이다. 

농심의 지배구조는 장자 상속 중심의 연공서열 방식이다.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게 될 신동원 부회장의 그룹 지배는 농심홀딩스를 통해 율촌화학 31.94%, 농심개발 96.92%, 농심엔지니어링과 태경농산 100% 지분 보유를 통해 이뤄진다. 여기에 차남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을, 3남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맡고 있다. 

메가마트의 경우 농심에 대한 매출이 6.9%로 낮아 그룹과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메가마트를 통해 수익을 내는 자회사들이 농심에 상당부분 매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마트가 100% 지분을 가진 호텔농심과 농심미분이 2019년 각 27.9%와 36.36% 매출을 농심으로부터 얻어냈다.

문제는 이들 비상장사들은 모두 고배당 기업으로 농심 오너일가에 엄청난 현금을 그들의 호주머니에 채워주고 있다는 점이다. 

오너家 3형제는 비상장 계열사에서 매년 100억원 넘는 현금배당을 받았다.
오너家 3형제는 비상장 계열사에서 매년 100억원 넘는 현금배당을 받았다.

▣ '親가족주주배당' 성향 강한 농심, 주주친화적 경영은 어디에?...비상장사 통한 거액 배당금 챙기기에 바빠

비상장 계열사를 통한 배포 큰 친가족 주주 배당금을 지급하는 농심이 지난해 사상최대 160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103.4% 성장했다. 그런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 농심이 주주배당금은 1원 한 푼 올리지 않았다. 경쟁사인 CJ제일제당, 동원F&B, 오리온 등은 전년 대비 배당금을 10% 올렸다. 아직도 2012년 라면값 담합 여파가 있는 것일까? 당시 농심은 한 해 영업이익에 버금가는 1000억원 과징금을 낸 바 있다.  

나홀로 역주행하는, 주주 非친화적 농심의 행보에 일부 주주들은 "국민들이 키워주고 영화계마저 밀어줬는데 이런 식으로 배신을 때리나"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은 영화 '기생충' 덕을 톡톡히 봤다. 해외에서 각종 상을 휩쓴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 때문이다.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선전에 신라면 매출도 덩달아 상승하니 관계사 매출은 자연스레 동반 상승했다. 농심의 15계열사의 매출은 조단위 매출이다. 오너가 3형제가 챙긴 배당금은 2015년 이후 현재까지 매년 100억원 대가 넘는다. 올해는 넷플릭스 인기작 '승리호'에도 신라면이 등장해 브랜드 마케팅을 통한 해외 라면 매출은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니(辛)가 왜 거기서 나와~~사진=유튜브캡처

국민들이 밀어주고 영화계가 끌어주는 농심은 올해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포장재와 농산물 등을 고객에게 최고 수준으로 전달하기 위해 실력이 좋은 자회사를 통해 내부거래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일감몰아주기는 관련 제품을 시중가보다 7% 이상 비싸게 주고 산 경우를 이르지만 전수조사 결과 이에 해당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내부거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너 일가의 비상장사 고액배당금은 책임경영을 위해 오너들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16일 농심이 발표한 2020년 감사보고서에는 올해 배당할 배당금 총액이 231억원이다. 농심 3형제가 올해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챙길 배당금 또한 100억원대가 된다. 농심이 얘기한 책임경영의 결과이다.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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