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에게 스트레스 줘"…역사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방영 중지 청원 13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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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게 스트레스 줘"…역사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방영 중지 청원 13만명 넘어
  • 김상록
  • 승인 2021.03.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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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방영을 중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13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5일 오전 현재까지 13만 8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조선구마사는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과 화면으로 점철됐다"며 "자막을 통해 '본 드라마의 인물, 사건, 구체적인 시기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린다'라는 안내문을 넣었으나,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어떻게 역사적 사실과 무관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부터 판타지로 풀어내려면 모든 등장인물을 새롭게 창조했어야 했다. 역사적 인물이 그대로 나오는데, 특히 조선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아, 저 때 저 사람이 저랬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찍어놓은 장면들 아깝다 생각 말고 국민들에게 더 이상의 스트레스를 주는 쓰레기같은 내용의 드라마는 바로 폐기하고 종영하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심각한 역사왜곡은 법적으로 나오지 않게 재발방지를 청와대에 요청하는 바이고, 이런 쓰레기 같은 내용에 아무 문제의식 없이 출연한 배우들도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에서 중국식 요리를 먹는 장면. 사진='조선구마사' 캡처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에서 중국식 요리를 먹는 장면. 사진='조선구마사' 캡처

지난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태종 및 세자들이 악령과 싸운다는 설정의 엑소시즘 판타지 드라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극중 충녕대군이 바티칸에서 온 가톨릭 구마 사제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다. 조선이 배경인데 중국 음식이 등장하면서 중국의 문화공정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태종이 백성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구마 사제와 역관에게 무시당하는 등의 설정은 실존 인물을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드라마에 등장하는 국무당의 의상이 중국풍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흰색 의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중국드라마 '취영롱' 속 무녀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국무당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국가와 궁중에서 의뢰하는 굿을 담당하던 무당이다.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그림 쌍검대무와 무녀신무 속 무당은 가채를 쓰고 머리를 묶고 있다. 2012년 방영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 등장하는 국무당도 가채를 쓰고 있다.

'조선구마사'의 대본을 쓴 박계옥 작가가 조선족이라는 루머까지 퍼졌다. 박 작가는 전작인 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표현하고 신정왕후를 미신에 빠진 인물로 묘사하면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박 작가가 중국 콘텐츠 제작사 항저우쟈핑픽처스유한공사와 집필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태종이 백성을 학살하는 장면. 사진='조선구마사' 캡처
태종이 백성을 학살하는 장면. 사진='조선구마사' 캡처

논란이 거듭되자 제작진은 전날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이점 시청자 여러분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현재까지 방송된 1, 2회차 VOD 및 재방송은 수정될 때까지 중단하겠다. 또한 다음 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방영될 '조선구마사' 제작 과정에서 철저한 내용 검수를 통해, 시청자께서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한다"고 했다.

한편, '조선구마사' 제작 지원을 하는 브랜드들은 역사 왜곡 논란 이후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장소 협찬, 제작 지원에 나섰던 경북 문경과 전남 나주도 지원 중단에 나섰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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