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세훈 당선되면 '3% 룰' 살아날까?...시 공무원들, 온라인 갑론을박
상태바
[기자수첩]오세훈 당선되면 '3% 룰' 살아날까?...시 공무원들, 온라인 갑론을박
  • 박주범
  • 승인 2021.04.01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예전 시장 재임 시절에 시행한 '현장시정추진단'에 대해 온라인에서 갑론을박하고 있다.

블라인드 커뮤니티에 올라온 최근 게시글/ 사진=블라인드 앱 캡처
블라인드 커뮤니티에 올라온 최근 게시글/ 사진=블라인드 앱 캡처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의 서울시 게시판에 '3% 추억'이라는 제목의 글 하나가 올라왔다. 게시자는 '젤(동료를) 안 보내면 내가 갈 수도 있다는 불안증, 누군가 속삭이면 내 이야기인가 하는 피해망상증, 야근이든 회식이든 끝까지 남지 않으면 안되는 강박증'이라고 밝혔다.

현장시정추진단은 '무사안일·불성실한 근무행태를 쇄신하고 새롭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라는 취지로 2007년 당시 오 시장이 시행한 것으로, 업무성과 등이 낮은 실·국·본부별 하위 3%의 명단을 의무적으로 선정한 후 재교육을 시키는 제도였다.

시행 첫 해인 2007년에는 총 102명의 공무원들이 재교욱 대상이 됐다. 직급별로 살펴보면 2·3급 1명, 4급 2명, 5급 6명, 그리고 6급 이하 93명이었다. 6급 이하 직원들이 대부분인 91%를 차지했다.

재교육은 27주간 진행됐으며, 주요 내용은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1박 2일 워크숍, 잡초뽑기·꽁초줍기 등 현장업무, 노숙자 시설 봉사활동, 개별상담, 연구과제 수행 등이었다. 이들 교육을 통해 102명 중 58명은 현업으로 복귀했으며, 다시 재교육 대상인 된 직원은 20명, 직위해제는 4명, 나머지 20명은 퇴직 등 시청사를 결국 떠났다. 제도 시행 당시 일부 공무원들이 '퇴출후보 선정'을 위한 것이라는 우려가 일정 부분 현실화된 결과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사진=오세훈 블로그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사진=오세훈 블로그 캡처

2008년에는 재교육 도중 50대 공무원 A씨가 사망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A씨는 2007년 11월 신장암 수술을 받았는데, 이듬 해 4월 현장시정추진단에 선정됐다. 지병에도 불구하고 200km에 가까운 도보순례, 봉사활동 등 재교욱을 받았다. 교육 도중 건강에 이상을 느껴 병가를 냈으나 다음 날 숨진 것이다.

이런 사안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008년 10월 서울시 현장시정추진단에 대해 직업선택의 자유 및 인격권 침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시 행안부 장관에게 지도, 감독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인권위의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결정"이라며 반발했으며, 결국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서울시공무원노조(서공노)는 한 언론을 통해 "당시 서울시 공무원들은 ‘현장시정추진단’을 다 기억할 것"이라며, "엄청난 분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교육프로그램은 인격적 모멸감을 주어 스스로 떠나게 만든 야비한 수단을 동원한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며 오세훈 후보 캠프에 정책질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일부 서울시 공무원들은 블라인드 글의 댓글을 통해 '서로 미워하고, 욕하고', '(오 후보가 당선되면) 임기가 1년이라 손 쉬운 것 할 듯'이라는 반응과 '상대후보보다는 나을 듯', 'TV에서 인자한 분 같은 듯'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오 후보 캠프가 서공노 질의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