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사장님들 '카스' 불매운동 왜?...이 시국에 공급가 인상 "코로나에 울고 가격 인상에 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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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사장님들 '카스' 불매운동 왜?...이 시국에 공급가 인상 "코로나에 울고 가격 인상에 또 울고"
  • 황찬교
  • 승인 2021.04.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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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맥주 공급 가격을 올려 유흥업소가 설상가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업소에 공급하는 맥주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전체 맥주가 아닌 유흥업소에서 취급하는 맥주 330ml 병 제품 가격만 올려 유흥업소 사장님들이 단단히 화가 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조차 어려워진 상황에서 '업친 데 덥친 격'이다. 

오비맥주는 카스 330ml 병과 페트병 제품 출고가를 약 12원, 카프리 330ml 병 출고가를 약 15원 가량 인상했다. 330ml 병은 일반 음식점이나 소매점이 아닌 유흥업소에서 취급하는 제품이다.

이에 유흥업소 사장님들은 제품을 반품하는 등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어 오비맥주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는 오비맥주의 이미지와 시장 점유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500ml 제품 대신, 330ml 가격을 올려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유흥업자들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유흥업소 사장님은 "식당에서 주로 쓰이는 500ml 병 제품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돼 형성성에 맞지 않다"며 "가격 인상분은 유흥업소가 떠안아야 할게 불보듯 뻔하다"고 반발했다. 주류 유통구조를 보면 오비맥주가 출고가로 도매업체에 맥주를 납품하면, 도매업체가 다시 유흥업소에 맥주를 판매하는 구조다. 따라서 출고가가 오르면 유흥업소에는 두 배 이상의 가격 인상효과가 발생한다. 

해당 제품의 출고가가 오르자 서울 도매업체는 카스 330ml 30병 한 박스 도매가를 1000원 인상했다. 도매업체는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소매업체에 공급해서 손해를 보진 않지만 소매업체인 유흥업소는 곧바로 가격 인상분을 손님들에게 떠넘길 수 없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전국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곳곳에서 오비맥주 제품을 대리점에 반품하고 더 이상 오비맥주 제품을 주문하지 않는 등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사무총장은 "24시간 영업할 땐 이 (인상) 금액이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너무 안 좋은 시기에  인상했기 때문에…. 하이트(진로)나 롯데 제품을 사용하고, 업소에서는 오비맥주 330ml (병은) 전부 빼는 걸로…"라고 말했다.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와 한국단란주점협회 회원이 약 4만 명 인것을 감안하면 오비맥주에게도 매출 타격이 작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개정된 주세법에 따라 세율 인상분을 반영해 가격 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세율 인상은 비단 오비맥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제품에도 동일하게 인상된 세율을 적용하지만 아직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시기와 방법이다. 지난 2년 동안 특히 유흥업소는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유흥업소는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돼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달라진 주세법에 따라 출고가 조정은 피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꼭 이시국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어야 하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한 식당에서 주로 쓰이는 500ml 병 제품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되면서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비난도 면할 수 없게 됐다.

안 그래도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무서운 추격을 받고 있는 오비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불매운동 여파로 더욱 흔들리는 것은 아닐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1조3526억원, 영업이익 29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2.3% 줄었고, 영업이익은 28% 감소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부문 전체 판매량이 2019년대비 12% 증가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2563억원, 영업이익 19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하이트맥주와 진로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이다.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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