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배송노동자, 쓰러져 뇌사…2주 뒤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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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배송노동자, 쓰러져 뇌사…2주 뒤 숨져
  • 이인상
  • 승인 2021.06.0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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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홈플러스 규정에 따라야 해…홈플러스가 책임져야"

최근 홈플러스 배송 노동자가 출근을 준비하던 중 쓰러져 숨졌다. 열악한 노동 환경과 마트 측의 책임 회피 속에서 마트 배송 노동자들이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1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 노동자의 과로사에 홈플러스는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지난 2019년 3월부터 배송 노동자로 근무해 온 최은호(48)씨가 지난달 11일 출근을 준비하던 중 쓰러졌다.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진 그는 2주 뒤인 25일 장기기증 후 숨졌다.

노조는 "최씨가 최근 들어 가족에게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며 "'일하는 시스템이 바뀌어서 일이 힘들어졌다고, 한 번도 쉬지 않고 9일 연달아 일하기도 했다'며 힘들어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은 48세의 젊은 나이로 지난해 건강검진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병원도 거의 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다"고 덧붙였다.

최씨의 죽음은 '과로사'라고 노동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강서점은 지난 3월 요일 휴무제로 배송 노동자들의 근무 시스템을 바꿨다. 평일 배송 차량이 20대에서 16대로 줄면서 "노동 강도가 증가했고 배송 권역이 넓어져 노동 시간이 늘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어 "4월 1일에는 홈플러스 강서점 배송 권역이 조정되면서 (최씨도) 일방적으로 힘든 지역으로 변경됐다"고 했다. 최씨는 4월 15일부터 23일까지 쉬지 않고 9일 연속 근무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배송 노동자들의 근무 시스템을 임의로 변경하고 세세한 것부터 자사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홈플러스에 책임이 있다고 짚었다. 마트 배송 노동자들은 마트의 위탁 물류업체와 명목상 '개인사업자'로 계약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마트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한다. 숨진 최씨는 대다수의 마트 배송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홈플러스의 배송 일만 했다.

사진=민주노총

이인상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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